내일도 수다를 떨어야지.

 


인권교육온다 활동회원 엉뚱

 



지난 봄 부터 준비해서 가을까지 성남시 주민자치위원 인권교육을 진행했다. 성남시의 각 동을 돌면서 주민자치위원이나 통장, 새마을부녀회 분들을 1회기로 만났다. 그에 대한 소감을 일기처럼 가벼운 맘으로 몇 자 적어보려 한다.

 

교육을 준비하는 동안은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고 잘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당체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정작 그 교육이 잘 진행 됐는지는 마지막 인사를 던지는 찰나에 느껴진다. 매번 교육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늘 망했다라는 느낌이 든다면 아마도 이 활동을 계속 하긴 어려울 것 같다. 흰 건반 사이 검은 건반처럼 종종 만족스러운 교육이 껴있어야 힘을 잃지 않는다.

돌이켜 보면 이 교육도 좋은 느낌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럴 수 있었던 몇 가지 이유를 찾아 보았다. 하나는 교육기획과정에서 진행했던 참여자 인터뷰. 참여자를 만나기 전에 그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교육의 방향을 잡기위해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사전 조사를 한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인터뷰 중에 이번이 제일 진땀을 뺐던 것 같다. 인터뷰이는 만나자 마자, ‘장애인권(사회적 소수자인권)이면 모르겠지만 인권적 문제가 전혀 없는 우리가 왜 인권교육을 받아야하나를 퉁명스레 물어왔다. 순간, 이 자리에서 인권교육을 진행해야 하나...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 인터뷰로 인해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교육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이후 실재 교육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교육장에 들어왔었지만 인권이 자신과 맞닿아있음을 발견했다는 참여자들의 소감을 들으면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그 인터뷰이를 교육장에서 만났는데 내적 동기를 찾으셨는지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소통하고 많은 이야길 나눴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좋았던 건 정말 다양한 참여자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지역에서 자치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다 보니 나이도, 직업도, 생각도 정말이지 천차만별이었다. “우리동네에서 돌아다니는 홈리스는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들이니까 인권이 없다.”라는 이야기와 홈리스는 국가안정망의 부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므로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라는 이야기가 한 공간에서 오간다. “이런 교육은 우리한테 필요 없다.”라는 이야기와 우리에게도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평소에 인권에 관심이 많았지만 교육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너무 반갑다.” 같은 극과 극의 이야기들이 오간다. 멋지지 않은가? 방금 전까지 네모난 회의실에서 굳은 얼굴로 회의하던 사람들이 자신을 드러내며 마구마구 섞이고 있었다. (물론 모든 교육에서 그랬던 건 아니다. 하하하) 교육활동을 하다보면 마치 정답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후루룩 혼자 떠들고 나올 때가 있다. 그런 교육을 하고 나면 기운이 쪽 빠진다. 특히나 참여자의 언어로 이야기 될 때 힘을 가지는 것이 인권인데 말이다. 큰 온도차를 가진 참여자들이 그 의견을 나누어 풍성해지고, 그 안에서 와글와글 조율해 나가는 상황이 만들어 질 때 기분이 좋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건 온다의 전반적인 교육진행방식이다. 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온다와 교육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교육 기획부터 진행, 교육 후 평가 까지 교육에 참여한 모든 활동가가 소통을 하면서 진행된다. 이번 교육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교육을 그렇게 진행한다. 이 또한 얼마나 멋진가? 다들 바쁜 와중에도 만나던지, 서면으로 나누던지, 때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니 고민은 줄고 신명이 배가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기획 회의를 탄탄하게 했던 교육들이 좋은 느낌으로 남는다. 역시 기획회의는 정말!정말! 중요한 것 같다. 밑줄 쫙-! 그리고 무엇보다 만날 땐 꼭 밥을 든든히 먹어야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인데. 온다 와의 만남이 즐겁고 기쁘다.

이쯤에서 본 교육의 제목이 [동네방네 인권 수다방]이었단 걸 밝힌다. 수다는 시끄럽다. 수다는 누구도 빠지지 않는다. 수다는 재미있다. 이 동네, 저 동네, 온 동네 사람들이 인권에 대한 수다를 떠는 교육장을 만들기 위해 온다 활동가들은 봄부터 수다를 떨었다. 우리가 함께 했던 수다들이 쌓이고 쌓여서 조금씩 우리가 그리는 인권교육운동으로 가까워 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런데 벌써 2017년이 10일 밖에 안 남았다. 아직도 새로운 나이에 익숙하지 않은데 또 다른 나이를 얻게 생겼다. 하하. 이번에 얻는 나이는 익숙해 질 수 있으려나. 늘 부족함이 많은 나인데 올해도 어찌저찌 함께 하는 이들 덕분에 고꾸라지지 않고 웃으며 살았다. 흐뭇하다. 내년에는 더 잘 살아봐야지.


20171221일 오늘의 일기 끝!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민주적,평화적 진행자 심화과정을 마치며

- 진행자는 누구인지 묻고, 또 묻는다



만나다 (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2월 민주적,평화적 진행자를 위한 입문과정을 마치고,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7월 심화과정을 가졌다. 입문과정이후 처음 만나는 플랭크,하트,슬기샘,현성님부터 활동속에서는 가끔 보지만 하루 6시간을 내리보는 일이 드문 푸하하,상명샘까지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었다.


심화과정은 입문과정 참여자의 절반정도 였는데, 마음은 함께하고 싶었지만 3일의 시간을 빼기란 쉽지 않았다. 몇몇분은 입문과정에서 배우고 느꼈던 방법을 직접 적용해 보기도 하고, 교육과정에서 평소에는 잘 안되거나 못했던 환대를 나누기도 했다. 그만큼 입문과정에서 느꼈던 새로움과 아하하고 오는 경험들은 참여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심화과정의 출발은 서로배움, 뭐든지 ok, 좋아좋아, 서로서로를 기억해 내고, 몸과 마음의 경험들을 나누는 시간이였다. 특히, 감정 볼륨과 태풍 부는 섬은 내 안의 감정을 살피고, 타자와 집단속 관계를 나누며, 진행자로서 참여자들의 감정표현과 상황에서 배움의 과정을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태풍 부는 어느날, 태풍을 피해 날아간 낯선 섬과 새 한 마리. 그곳엔 이미 다른 새들의 서식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미 형성된 집단이나 문화에서 누군가 참여하거나 함께하기를 원한다면 그 집단속 나는, 우리는 어떤 모습이였을까? 반대로 내가 그 집단에 들어간다면 나의 정체성을 버리고 동화되거나 체념하는 몸의 경험은 백마디 말보다 크게 와 닿았다.


 


심화과정이 입문과정보다 다른 느낌은 익숙하지 않거나, 대충 넘어갔던 개념을 불러와서 세분화 시키는 활동이 어려웠다. 시민성이라는 주제로 개념지도를 만드는 작업은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개념지도 만큼이나 어려웠던 단계별 질문법은 머리에 쥐가 난다고 해야 하나, 우리의 마음 속 학습된 사회적 패턴, 심리적 구조를 파악하고 익숙한 원리들을 찾아나가며 사회인식을 풍부히 하는 과정이였는데 쉽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이런 과정들이 필요할까? 우리의 이슈나 관심사, 또는 충돌되는 의견들을 질문을 가지고 참여자들과 분해할수록 그 안에 잠재되어 있는 언어가 분해가 된다. 조금더 분해하고 분석하다 보면 공통점이 만들어 지고, 공통점속 사회구조의 문제에 접근하게 된다. 그래서 질문이 중요하고, 그 질문을 던지고, 살피고, 정리하는 진행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한가지 확인한건, 내가 그런데라는 단어를 상당히 많이 쓰고 있었다. 아직 그런데가 자연스레 나오긴 하지만 나의 패턴을 확인했으니 변화는 오겠지. 3일동안 몰입과 멍한 상태를 오고 가며 많이 익숙해진 교육활동을 살펴보는 시간이였다. 교육의 느낌만 가지지 않기 위해 심화과정 후속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2월과 7월 교육에서 확인했던 서로배움, 뭐든지 ok, 좋아좋아, 서로서로의 시작이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통합교육 현장 속 그 직업을 만나다.

 

 

온다 활동회원 엉뚱(현정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8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특수교육지도사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처우 개선 요구를 알렸다. *사진출처- 장애인주홍글씨 비마이너

 

특수교육실무사’, ‘특수교육보조원’, ‘특수교육지도사’... 무슨 노동을 하는 사람인지 예상이 되는가? 세 명칭 모두 한 직업군이다. 지역마다, 학교마다 다 다르게 불리 우고 있는 이 사람들을 인권교육을 통해 만나 보았다.

[특수교육대상의 학습, 신변처리, 급식, 교내 외 활동 등의 활동을 보조하여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교육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개별화교육 및 학교생활 적응 강화에 의한 학습권을 보장한다.] 는 목적으로 그 직업, 정식명칭 특수교육보조원’(이하 보조원)이 탄생했다.

 

목적에선 서비스 이용의 주체가 장애학생인데 왜 장애학생의 보조원이 아닌 특수교육보조원으로 명명했는지가 의문이다. 주체가 모호해서 인지 실제 교육현장에서 그들은 특수교사의 업무를 보조하거나, 통합학급에서 교과 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다시 이야기하면 교과

선생으로부터 적절한 교육 서비스를 받지 못하여 배제당한) 장애학생의 학습을 지도해야 하는 선생님의 역할을 하거나, 장애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는 등 기존의 목적과는 다른 성격의 노동을 하게 되었다. 이후 보조원들은 우리는 단순히 보조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라며 지도사’, ‘실무사로 불러줄 것을 요구 하게 된 것은 정황상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교육청에서는 기존 보조원의 업무유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비정규직으로써 업무 이외의 노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력하기는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는 특수교사 역시 마찬가지다. 비특수교사에 비해 수적으로도 소수이고,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으니 장애학생에 대한 권익옹호를 위해 특수교사와 보조원들이 얼마나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을지 상상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이미 지쳐 포기해 버렸을 수도…….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교노동자의 노동환경이 안정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선 되어야 이후 보조노동의 전문성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용인의 자기결정권이 침해 되지 않고 활동을 보조하는 것은 상당한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현시대의 보조노동은 평가절하 되어있다. 턱없이 낮은 급여와 불안정한 노동환경으로 증명된다. 이용인과 노동자의 관계에 위계를 전재로 하는 돌봄노동에서 이용인이 권리의 주체가 되는 보조노동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역시 당사자들의 처우개선이 함께 되어야 인식개선이 일어날 것이다.

 

 

 

▲2017년 6월 시흥시교육청에서 진행되었던 특수교육지도사 장애인권교육 중

 

보조인은 발달장애인 학생의 비언어적 표현을 기록하여 교사에게 전달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학교는 보행 장애가 있는 학생이 교실이 있는 4층까지 걸어 올라가지 않도록 엘리베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선생님은 점자를 사용하는 학생을 위해 점자 시험지를 배포해야 하고, 국가는 수화를 이용하는 학생을 위해 수화통역사를 학교에 배정해야 한다. 비장애인중심으로 만들어진 학교에서 장애인권이 지켜지려면 수없이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동시대의 60%의 성인 장애인들은 학령기 때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서 학교를 가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에 못가는 장애학생은 훨씬 적어졌다. 학교가 장애를 이유로 장애아동을 받아주지 않으면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보호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해서 학생으로써의 권리가 다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홈리스(노숙인)가 쫓겨나지 않고 우리 동네에 있다고 해서 시민으로써의 권리를 모두 누릴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현재의 교육구조에 적응한 착한 모범생외의 많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제 당하거나 쫓겨난다. 여전히 학생은 스스로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없는 소수자다. 학생이라는 소수자 안에 장애학생이 있다. 소수자 안에 소수자인 셈이다. 장애학생만의 권리를 외치는 것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가리키는 것과 같다. 모든 학생 아니, 모든 아동 및 청소년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이제 정말 학교의 속도를 늦추고 구조를 바꿔야 한다. 학생이 관리의 대상이 되는 학교가 아닌 모든 학생이 권리의 주체가 되는 학교로 바뀌어야 한다. 그 고민이 함께 되어야 장애학생과 함께하는 보조인의 권리역시 신장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났던 참여자들 중엔 그럼에도 불구하고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본인이 함께 하는 장애학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데, 장애에 대한 별다른 교육 없이 학교 현장에 바로 투입되었고, 1년에 2시간 밖에 안 되는 보수교육으로 인해 장애에 대한 이해 자체가 너무 어려우므로 보수교육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스터디를 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함께 하는 장애학생이 학교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으로 뿌듯하다고 했다.

학교엔 그 직업이 있다. 그들의 인권이 인권교육에서 그치지 않고, 지켜지기 위해선 앞으로 많은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단 한사람도 배제 되지 않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학교 안팎의 연대와 지지가 필요하다. 나 역시 이번 교육을 통해 그들을 알게 되었고, 장애인권과 그들의 인권이 맞닿아 있음을 알았다.

이제 함께 가자. 우리의 인권은 연결되어 있으니...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소통과 관계, 그 어려운걸 함께 느꼈던 시간

 

                                                                

  만나다 (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지난 2월 온다에서 민주적 소통과 평화적 관계 맺기를 위한 촉진자 교육 워크샾을 진행했다. 참여자의 대부분은 현재 교육활동을 진행하거나 고민을 가지고 있는 분들로 오전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3일간 진행되었다.

첫째날 감수성과 공동체, 둘째날 민주적 소통역량 발견하기, 마지막날은 소통 역량 심화로 촉진자/활동가의 실천이라는 주제로 이대훈선생님이 진행을 맡았다. 처음 맞이한 교육공간의 세팅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둥그런 형태의 의자에 앉거나, 서거나, 서로 모여가며 공간의 거리와 마음의 거리들을 차츰 좁혀 나갔다. 내가 만나는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몸으로 느꼈는데, 회의시간이 자꾸 생각났다. 회의시간에 나는 어떤 모습이였을까? 누군가 이야기를 할 때 시선을 달리 두거나 얼굴은 보는 상태지만 상대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보다 이미 판단이 들어가 어떻게 의견이나 반박을 낼지 생각하고 이야기 했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되었다. 몇 차례 상대를 바꿔가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몸으로 소통되는 편안함을 느꼈다.


 

 

  둘째날은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한 경험(익숙해져서 살피지 못한)을 하였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일상/조직/문화 속 권력관계 탐구인데 그중 30여명의 참여자가 말을 하지않고 각자 마음속으로 두명을 생각한후 그 사람들과 정삼각형을 만드는 시간이였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한 사람들과 정삼각형을 만들려고 걸음을 옮기는 순간, 이미 그 사람들도 누군가를 향해 걸음을 옮기고, 다시 맞추고,옮기기를 수 차례 반복하니 어느새 걸음을 멈춰졌다. 멈춰진 사람들중 한명이 앉자 다른 듯 맺어졌던 서로의 관계망이 도미노처럼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내며 모두 앉게 되었다. 그 다음 진행자는 새로운 제안을 했는데 이번엔 서로 말을 할 수 있고, 친한 사람을 선택할 수 있고, 신체접촉도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나는 두사람을 선택하고 그들과의 간격을 놓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애쓰는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그 순간 대열은 그 전에 천천히 살폈던 속도가 사라지고 정신없는 움직임속에 겨우 멈춤시간이 돌아왔다. 정신없이 삼각형을 마치고 나니 순간 내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싶어하고 유지하고 있는지 하고 내리치는 느낌이 왔다. 그 시간이 끝나고 서로 몸으로 경험한 느낌을 나누는데 그날 아는 사람이 없었던 어느분이 내가 너무 소외되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고 하는 순간 많이 부끄러웠다.


 셋째날은 영상과 그림등의 ppt를 보며 1:1,2:2,4:4의 모둠을 만나며 우리가 교육촉진자로서 어떤 모습과 역할을 가져갈지 토론하였다. 그리고 거의 마무리 시간에 이어진 참여프로그램이 참여자로서 우리가 어떻게 교육촉진자의 지시에 순응하는지 확인하게 시간이였고, 이 시간이 참여자와 교육촉진자간 권력이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를 느끼기 위해 의도된 시간임을 아는 순간 많이 당황했다. 우리가 늘상 말하는 권력의 속성이 우리의 경험에 뿌리박혀 있음을 인정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바꿀지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였다.

3일동안의 시간은 거의 대부분을 몸으로 확인하고, 대화하며 나누며,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받으며 뭔가 얹져가는 교육이 아닌, 벗겨가는 교육으로 남아있다.


그 후로 두달여가 흘렀고, 나는 회의시간과 교육활동에 조금씩의 변화가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교육에 참여했던 교육활동가들과 여전히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어 이 또한 즐겁다.

 

 

 

 * 2월 입문과정을 진행하였고, 7월경 심화과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부족함을 확인하는 시간이 아닌 함께 채워 나가는 시간

  - 공립유치원 장애아동인권교육을 다녀와서

 

만나다 ( 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

 

 

  다른 인권교육 단체와의 만남은 늘 새롭고, 나눔의 장이다. 00시 공립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장애아동인권교육이 그랬다. 세 개의 단체가 모여 공동교안을 마련하고 일정별 역할분담을 가졌다.

이번 교육은 교육청에서 교육신청을 받아 신청한 기관을 방문하게 되었고, 나는 초등학교와 유치원 두곳등 세 곳을 다녀왔다. 방문전 교육담당 교사와 교육 참여자와 교육진행시 나누었으면 하는 내용에 대해 통화하였는데 대체로 강사가 알아서 해 주기를 바라는 분위기 였다.

그래서 좀더 세부적 질문(실제 교사의 입장과 장애아동 입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교사간 소통은 어떠한지등) 에 들어가면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갖게 된다. 새로 조상된 도시안 공립유치원의 모습은 통합교육을 하기에 물리적 환경은 갖춰져 있다. 그런데 교육을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껐던 점은 장애반,통합반,비장애반간 소통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일까 프로그램 내용중 장애아동입장에서, 교사입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나눠서 모둠별 나눔의 시간을 갖자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인권의 첫 출발은 공감이 아닐까 싶다. 나와 다른 어떤 이들의 어려움으로 치부되거나 어쩔 수 없어 보이는 구조앞에 주저하는 현실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찬찬히 살펴보는 일이 우선이다. 나왔던 내용을 살펴보니 교사의 경우 혼자서 화장실을 제때 못가 교실을 지켜야만 되는 무한책임의 현실, 보호의 이름아래 장애아동 화장실을 투명하게 만들어 수치감을 못 느끼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 현실등 포스트잇에는 교육현장의 숨가뿐 11초가 빼곡이 채워져 있다.

11, 화장실 갈 시간도 낼 수 없는 교사가 물었다.

장애아동을 신경 쓰느라 비장애 아동이 방치되는게 신경 쓰여요

  "장애아동에 대해 이런 시간을 가져 본 건 처음이예요. 서로 너무 바쁘거든요"

 

 장애아동은 신경 쓰이는 존재, 비장애 아동은 방치되는 존재라는 이분법적 접근은 인권의 보편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이다. 학교나 유치원을 이용하는 아동이 가진 장애를 고려해서 학교의 공간이나 교육방식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현장에서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교육받을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차별이 발생했다면 인권의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반 조치들이 우선 제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통합교육의 이름으로 모양새는 갖추었지만 물리적,내용적,관계적 통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사의 질은 교육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고 한다. 교사의 질이란, 전문가라는 수식이 붙기전 나의 일상을 돌볼 수 있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고, 우리 공간의 일상에서 차별받는 이가 없는지 살피고, 공간을 변화시키고, 그 힘들이 모아져 정부의 정책과 제도를 바꿔내는 활동의 연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될까?

어느 초등교사의 수업 약속처럼 우리가 잠시 놓아버린 교육의 본질적 의미부터 천천히, 함께 나누며 만들어 가는 여정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인권, 우리를 성찰하게 하는 방식

 

                                                

이세훈 ( 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라는 책이 세계적으로 공감을 일으켰다. 불과 30쪽에 불과한 책이 세계인의 마음을 흔든 것이다. 내용도 단순하다. 나치에 저항해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했던 노인이 자신이 나치에 저항한 것처럼 현대의 돈과 시장의 무례함에 대해 분노하자라고 한다. 근거로 세계인권선언문을 제시하고 있다. 1948년에 만든 불과 30개 조항 선언문을 근거로 현대의 부조리함에 분노하자고 한다.

세계인권선언문은 근대 이성의 반성에서 출발한다. 합리적 이성과 과학 발달이 인류를 크게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두 번의 세계대전과 인류에 의한 인류 학살이었다. 인류가 이런 잘못을 반복하지 말자는 의미로 만들어 진 것이 세계인권선이다. 현대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희망을 위해 다시 구성된 것이다.

다양성을 중심으로 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인권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이 규격화되고 삶의 방식까지도 표준을 제시하던 산업사회를 거쳐, 생산방식도 다각화 되고 삶의 기준도 서로 다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이 인권감수성이다. 돈과 시장의 무례함에 분노할 수 있는 근거, 타인에게 일방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을 근거,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인권이다. 일상에서 인권을 느낄 수 있는 인권감수성이 필요하다. 인권은 사회를 과거로 회기 시키려 하는가 아니면 보다 미래로 나아가게 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점이다. 인권을 중심으로 성찰하는 사회는 다시는 사람에게 사람이 사람답지 않은 짓을 하지 않는 사회가 될 것이다. 최소한.

 

인권교육의 필요성


인권이 성찰의 계기를 만든다면 무엇이 인권이지를 아는 것이 첫 걸음이다. 그래서 인권교육 자체가 인권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인권이 사람의 권리인데 권리에서 소외된 사람이 너무 많다. 인권이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가?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노동자, 청소년, 아동, 노인, 저소득자 등 셀 수 없이 많다. 이들에겐 인권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권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만 필요한 것인가? 한 명의 사람을 설명하려면 여러 층위의 설명이 필요하다. 직장인이면서, 부모이면서, 자식이기도 하고, 누구의 선후배, 누군가의 동료/친구다. 여러 층위가 어떤 때는 인권의 소외자로 다가온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소위 명문대를 나오지 않아서 소수자가 되기도 하고, 고위직 공무원에 있어도 출신지역으로 인해 소수자가 되기도 한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어느 순간 소수자가 되기 마련인 것이다. 잘 나가는 전문직 여성이 왜 직장일과 가사노동의 이중부담에서 허우적 되고 있는가 말이다.

인권교육은 사회적 소수성이 차별받지 않기 위해 필요한 모든 교육이다. 사회적 소수성은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인권교육은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필요한 교육이 된다. 인권교육이 누구에게나 필요 하지만 인권교육을 보다 시급한 곳이 있다. 인권은 우선 그런 사람들에게 호응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 중 이 글에서는 공무원인권교육과 시민인권교육으로 내용을 한정 하고자 한다.

공무원 인권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인권의 의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헌법 10조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되어 있다. 국가가 개인의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가지고 있음을 명백히 적시한 것이다. 그리고 인권증진의 보호와 의무가 국가중심에서 개별 도시정부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실제적으로 시민과 직접적으로 만나게 되는 공무원들에게 무엇이 인권인지를 알고 있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시민들에게 인권교육은 중요하다. 자신의 욕구중 어느 것이 인권에 기반한 욕구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모든 권리가 인권일 수 없다. 자신이 요구하는 권리중 어느 것이 인권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하고 인권을 보장할 의무주체에게 자신의 요구를 당당히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인권교육이 필수적이다.

 

지금, 나의 권리를 외칠때다.


온 나라가 박근혜 게이트로 난리다. 매주 백만 시민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광장의 시민은 내가 선출하지 않은 대통령이 나라의 권한을 사용한 것에 분노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를 선택한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은 우리 권한을 일정하게 위임받은 사람이다. 우리는 우리 권리를 일정하게 대통령에게 위임했는데 결과는 비선이라는 개인에게 국민의 권리를 빼앗긴 것이다.

우린 우리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 시민의 권리를 위임받기 싫은 대통령은 퇴진하고 시민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를 인권에 기반한 사회로 구성해야 할 것이다.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는 가운데 본행사가 끝난 후 행진을 시작하고있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민주시민교육 뭣이 중헌디?

 


메달(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



 

민주시민교육의 열풍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제도(조례제정)화 속 열풍이다.

지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전국적 진보교육감 당선의 물결이 일고나서 (민주)시민교육관련 조례제정바람도 함께 일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 막을 수 는 없을 것이고 이왕이면 제대로 된 바람을 맞고 싶다. 민주시민교육조례제정을 만들어진 곳을 보니 그간 지역에서 흐름을 차근차근 밟아온 곳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하니까 일단 우리도 한번 만들어보자로 부는 바람도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은 벌써 민주시민교육조례가 만들어졌다. 수원시도 얼마전 한 시의원이 시민교육조례안을 발의할 계획을 밝혔고 관련시민단체들과 토론회도 열었다.

그 토론회에서 지금의 조례제정 과정을 보며 기대하는 의견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발의를 고민하는 시의원은 왜 시민교육조례를 만들려고 하냐라는 질문에 요즘 사람들이 분리수거도 제대로 안하고 시민의식이 없는 것 같다며 시민교육을 통해 이런 점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답변을 했다. 그런데 고민이 들었다. 물론 분리수거에 담긴 문제제기는 는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시민교육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든다. 과연 분리수거를 잘 하는 사람이 민주시민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민주시민이 아닌가? 어떤 사람이 민주적인 사람인 것인가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조차 안 되고 있는 시의원의 안이 과연 의미가 있는 조례안일지 평가가 이어졌다. 발의 시점을 좀 늦추더라도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안하는 것보다 낫지. 좋은게 좋은거 아냐?’ 민주시민교육하면 무조건 좋은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좋은거가 참으로 어렵다. 어떤 것이 좋은 것인지? 누가 좋은 것인지? 인권, 평화, 다문화, 노동 등 좋은 것만 나열하면 좋은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지식적으로 많이 안다고해서 민주시민이 될 수 있는 것인가? 깊은 성찰이 필요한 주제이다.

 


수원지역에서 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빛길이라는 모임이 있다. 탄생은 이런 열풍 속에 교육청의 제의로 시작되었지만 교육청의 열풍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것 같다. 열풍에서 미풍으로 전환된 교육청을 등에 업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고 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빛길의 활동을 돌아보건데 함께 보내온 시간만큼 눈에 보이는 활동은 그리 많지 않았다. 지금생각해보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 왜냐면 우리는 민주시민교육란 것을 함께 이야기해 본 경험이 없었다. 그렇다면 시민교육이란 무엇인지? 민주시민교육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충분하게 되어야 한다. 사실 빛길 안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생각되지만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차이도 존재한다. 예전에는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 힘들고 답답했다면 지금은 그것도 하나의 민주시민교육의 과정이고 민주주의의 확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민주시민교육에 있어서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주체로 누구를 상정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그들을 민주주의를 물려받을 미래세대로서만 호명된다면 그 한계는 분명하다. 어린이·청소년을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동료시민으로 인정하고 함께 세상을 변화시켜나가자. 그것이 민주시민교육의 본질이다. 마지막으로 빛길코디네이터 역할을 했던 한 청소년운동 활동가의 평가를 공유하면 마무리하려한다.


 



동료 활동가 중 하나가 지금의 민주시민교육은 마치 시멘트 바닥에 씨를 뿌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부에게는 그것이 실험일 수 있지만 씨앗에게는 하나뿐인 생명을 빼앗기는 폭력이다. 씨앗을 시멘트 바닥에 마구 뿌려 싹을 틔워 시멘트에 균열을 내기를 염원하지 말고 그냥 시멘트를 깨부수자. 청소년의 경험을 예비적인 것으로 취급하며 민주주의를 실험하지 말고 지금 여기서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시민이자 교육의 주체로 인정하자. 그게 어떤 모습일지 감이 잘 안 잡힌다면 청소년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귀를 기울여보는 거다. 특별한 교육을 만들어내지 말고 지금 학교의 비민주적 구조를 파괴-해체하려 노력하자.

 

민주시민이라는 단어에 사람들은 어떤 이미지를 불어넣고 있으며 그것은 누구의 기준으로 짜인 것인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혹시 그 시민의 범주 안에 어린이·청소년은 없는 게 아닌지?

 

- 수원 민주시민교육협의회 코디 활동을 했던 활동가 평가글 중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2 년전이지만 지금도 생생한 경험이 있다. ㅅ 지역의 한 단위에서 청소년 인권교육을 요청했다. 담당자와 확인해 보니 청소년들이 인권교육을 받고 캠페인 활동을 하는 것이었는데 2회기 인권교육을 요청했다. 청소년들이 모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많은 참여자의 동기는 '봉사점수'였다.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청소년 20여 명이 모여서 교육을 진행하는데 정말 등에서 땀이 분수처럼 솟았다. 어느정도 예상을 했기에 참여자 특성을 고려한다고 해서 준비해 갔음에도 정말 '어떤 반응'도 없었다. 심지어 그 방에는 나만이 숨을 쉬고 있는 듯 했다. 거의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핸드폰만 보고 있는 그 상황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 단체에서 올해도 또 똑같은 포맷의 교육을 요청했다. 갈 마음은 없었지만 그래도 준비했다. 한 번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맘을 먹기도 했고 어떻게 하면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그리고 2회기 교육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쭈볏쭈볏하던 참여자들도 몸이 풀리면서 어느정도 맘도 열고 조금씩 조금씩 교육에 참여하게 됐다. 모둠별 토론시간에는 서로 의견을 주고 받기도 하고 좋은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2회기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2년전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참여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구나" 하는 맘이 들었다.


  ㄱ 지역에서 급하게 잡힌 교육이었다. 아는 분이 갑자기 교육을 진행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진행할 수밖에 없는 교육이었다. 교육 참여자들을 보니 얼마전에 내가 진행했던 참여자들과 같았다. 인권교육을 참여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방식이고 봉사 점수까지 똑 같았다. 불과 며칠전에 같은 조건의 교육을 진행했던 나는 대신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또 이번 참여자들은 인권교육을 받기 전에 이미 하루전부터 모여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많이 친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좀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전의 교육과 비슷한 연령대였고 비슷한 인원이었고 비슷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뭔가 참여자들이 이야기가 잘나오지 않는다라고 느꼈다. "어, 이상한데... ... 뭔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본인들의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지"하는 것이 내 교육 내내 받은 느낌 이었다. "비슷한 조건에서 진행했던 ㅅ지역과 왜 ㄱ지역의 교육반응이 이렇게 다르지?" 골똘히 생각해봤다. 물론 많이 차이점이 있게지만 내가 찾은 답은 이거다. ㅅ지역은 청소년들만 교육에 참가했다. 청소년들끼리 몸풀기도 하고 토론하고 서로간 이야기를 나눴다. ㄱ지역은 모둠별로 대학생을 도우미로 두면서 조장 역할을 맡겼다. 그러다 보니 조장 역할을 하는 대학생들이 청소년들의 의견을 조정하거나 혹은 정리(?)했던 것이다.


  교육은 참여자들의 생각을 가감없이 나누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잣대 봤을대 ㅅ지역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거칠더라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면 ㄱ지역의 청소년들은 결과로 나온 이야기는 매끄럽지만 뭔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고민이다. 나는 교육에서 참여자들과 생각을 나누고 영향을 주고 받는 진행자인가 아니면 그들의 생각을 정리해주는 사람인가? 오늘도 정신차리면서 교육활동해야 겠구나 생각했다.


이세훈(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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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사회복지 종사자 인권교육에 변화를 만들러 온다.




 

새해는 언제나 야심차다. 생전 하지 않던 일을 하겠다고 결심을 한다. 다이어트를 하겠다, 금연을 하겠다, 공부를 하겠다 등은 새해에 늘 결심하는 일 아닌가? 작심삼일이라도 말이다. 온다도 몇 가지 새해 계획을 세웠다. 그중에 하나가 사회복지 종사자 인권교육이다.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첫 번째 2015년에 가장 많이 간 교육이 시설교육이다. 종사자 교육을 하기도 하고, 거주인이나 이용인 인권교육을 했다. 두 번째는 경기복지재단에서 시설 종사자를 위한 인권교육 가이드가 발간됐기 때문이다. 인권적인 시설 종사자 인권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누고 싶어서 가이드를 집필했던 분들과 시설 종사자 인권교육을 하고 있는 분(인권교육 온다, 경기복지시민연대, 경기장애인인권센터)들을 모아서 몇 번 워크샵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면 서로에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세상일은 우리 바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몇 번 모임을 하면서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유는 시설 종사자 인권교육을 어떻게 인권적으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참여자들의 진지한 고민 때문이다. ‘종사자 인권교육 가이드북이 나오면 좋은 내용을 잘 배워보자라며 생각했던 것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시설에서 인권교육이 너무 형식화 되었어요.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으니까 1회적으로 그냥 하자라는 식이예요.”

종사자들이 원하는 인권교육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인권적으로 문제가 있냐, 없냐예요. 인권교육이 판결을 내 달라는 거죠.”

시설종사자 처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데 시설종사자의 노동권을 높이는 문제는 사회구조적 문제예요. 자원을 어디에 어느만큼 쓸 것인가에 대한 문제죠. 이런 문제는 종사자 스스로 나서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종사자들은 이런 것에 관심이 없어요.”

 

위에 나온 이야기 중 어느 하나도 간단하게 정리하기 어렵고 이를 교육으로 묶어 낸다는 것은 많은 고민과 토론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모인 사람들이 이런 고민을 해보자고 계속 모임을 이어 가고 있다. 처음 가벼운 맘으로 시작했던 일이 커지는 이유다. 그래도 반갑다. 이런 모임이 많아질수록 인권교육이 보다 인권적으로 진행되고 시설 전반이 인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 시작했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온다에서는 종사자 인권교육의 모델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종사자 인권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할까, 방식이나 회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등에 대해 토론 결과를 내려고 한다. 그리고 토론 결과를 잘 정리해서 종사자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할 생각이다. 나아가 가능한 시설에 프로그램을 실험해 볼 생각이다. 인권교육이 어떤 점이 시설을 인권적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지 검토하고 어떤 점이 보강되면 좀 더 인권 감수성을 키울 수 있을지 수정해 볼 생각이다. 새해에 하는 많은 일이 작심삼일이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삼일일망정 작심을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온다. 온다도 그런 변화를 만들고 싶다.

 

이세훈(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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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해 인권교육의 종은 울리나?

- 수원 00지역아동센터 교육


 

오늘은 뭐해요?”

오늘 뭐했으면 좋겠어요?”

“ .... 몰라요

 

요즘 고민이 생겼다. 어찌보면 요즘의 고민이라기 보다 인권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참여자들을 만날때부터 시작된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20161월 강추위가 몰아치던날. 00지역아동센터에 인권교육을 진행하게 되었다. 센터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층에서 신나게 노는 소리가 들렸다. 이층 계단을 올라 참여자들을 보며 아주 반가운 듯 한껏 목청을 높여 안녕하세요인사를 건네자 몇몇은 내가 오는걸 알고 있는 표정으로 안녕하세요인사를 건네고, 몇몇은 이 아줌마는 누구냐는 표정으로 슬쩍 고개를 돌렸다. 수십초간 어색어색의 기운이 감돌즈음,

~ 인권교육시간이에요. 하던거 정리하고 방으로 들어가자는 선생님의 안내에 10명 남짓 참여자들이 우루루~ 방으로 들어선다.

처음엔 나를 바라보고 두줄로 앉길래 우리 동그랗게 얼굴보며 앉으며 어떨까요?” 하자, 순식간에 휘리릭~ 동그랗게 원을 그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오늘은 뭐해요?” 호기심 어린 눈빛의 질문을 들어왔다.

오늘 뭐했으면 좋겠어요?”

“ .... 몰라요

 

작년일이 문득 떠올랐다.

00시 지역아동센터의 여름방학 인권캠프의 인권교육과 수원에 있는 00지역아동센터에서 4회기동안 진행된 인권교육이였다. 두 교육을 진행하며 느꼈던 느낌은 사뭇 달랐는데 인권캠프의 교육은 나름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누어 기획회의를 하며 진행하였던 교육이였고, 4회기 교육은 진행안은 있으나 참여자의 선택과 참여를 열어주고, 지지해 주는 교육으로 진행하는게 계획이였다. 하지만 인권캠프는 너무 놀고 싶은데 이 교육을 끝내야 그나마 놀 수 있다는 인내의 교육이였다면 4회기 교육은 몇 년간 보지 못한 참여자의 즐거운 표정을 보며 마음 한켠에이래도 되나, 우리가 뭘 안해도 되나 끊임없이 질문했던 교육이였다.

뭐야, 그런데 뭐가 문제야. 우리도 나름 고민해서 함께 하면 좋을 내용을 준비했고, 너무 주어진 틀이 있는 것 같아 참여자들의 선택을 우선시 했는데 왜?

그런데 이렇게 인권교육을 교육으로 하는게 맞나?

그렇지. 우리에겐 충분히 경험하거나 누리지 못한 우리의 인권이야기를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나기니 인권교육이지, 뭐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이름이 있나?

그렇지... 인권교육이든 뭐든 제목보다는 그걸 어떻게 참여자들과 호흡하는게 중요한건 알겠는데 마음이 왜 이럴까.

 

다시 00지역아동센터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나는 진행자로서 주어진 시간과 회기에 맞는 교육진행안을 머리에 입력하고, 참여자에게 오늘 뭐할거예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나름 준비했는데 그래도 여러분의 의견은 물어 볼께요라는 속마음을 가졌다...

“... 몰라요


그렇지. 하루가 24시간이라면 그중 내마음대로 쓰거나 선택할 수 있는 시간과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 참여자들에게 정답을 생각한 질문을 던지다니.

여전히 나는 좌충우돌중이다. 특히 저학년 아동들과 만날때면 더 좌충우돌이다. 그래도 나는 교육인 듯, 교육아닌 우리 이야기, 인권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다. 1월에는 2회기에 걸쳐 한시간 남짓 저학년 참여자가 대부분인 만남이였다. 충분하지 않은 시간과 내용에 대한 고민만 남겼나 싶었는데 여름방학 즈음에 센터 이용 아동뿐 아니라 가족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고민만 남기는 교육후기가 되지 않으려면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이어갈지 찬찬히 돌아 볼 시간이 주어졌다.


만나다(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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