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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인권교육 바람곶

인권과 함께 남쪽으로 튀어!

인권과 함께 남쪽으로 튀어~

 



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 그린 그린

 




5월의 어느 봄날이었다.

남해로 귀촌(?)한 지인에게 전화한통이 왔다. 서두에 서로 잘지내냐는 안부를 묻고 대뜸 이렇게 묻는다.

혹시 온다에서 남해 내려와서 인권교육 해줄수있냐?’

남해를 갔다와본적이 있는지라 그곳이 거리상으로 얼마나 먼지 알고있었기에 선뜻 ok라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두시간 교육을 위해서 이틀을 소비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선택이었다.

그런데 찬찬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두시간의 교육이 아니었다.

수원에서도 이곳저곳을 누비며 활동하던 분은 남해에서도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었다. 자제분이 다니는 한 공립형 대안학교(중학교)에서 10월 정도에 인권주간을 만들어서 교육과 학생을 포함한 학부모 교사가 함께할 수 있는 참여부스까지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순간 귀가 솔깃했다. 온다도 인권교육을 오래 진행했지만 학교 전체 구성원들이 함께 나누는 교육은 진행해 본 경험이 없었다. 지역적 거리는 이미 마음의 거리를 따라잡지 못했고 뭔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

그래서 활동가들과 의견을 나누고 기획안을 학교에 보내드렸다. 그런데 그 후 한참이 연락이 없었다. 우리 기획안이 너무 어설펐나 아님 학교에서 진행하기 무리였던 건가 혼자 상상의 날개를 펼치다 바쁜 일정속에서 그 사건을 그렇게 잊고지나갔다.

그런데 봄을 지나 여름 그리고 가을이 되어서야 학교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너무 늦게 연락을 드렸는데 혹시 예전에 보내주셨던 교육을 진행할 수 있냐는 거다.

~ 우리가 계획했던 것은 10월인데 10월에 연락을 주시면 진행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그러면 12월에 진행해주시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시간이 조금 빠듯하나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우리는 남해상주교육 원정팀을 꾸리게 되었다.

하고 오래전에 기획한거라 기억도 가물 가물 지금의 상황과 대비하면서 다시 수정을 반복해야하만 했다. 가장 많은 수정은 예산이었다. 전교생 학년별 교육과 교사, 학부모 그리고 인권부스까지 진행하는 일정은 생각보다 예산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학교에서는 죄송하지만 예산확보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나름 학교에서도 애를 써주셨지만 결과적으로 예산과 지출에 차이가 없는 교육이 되어버렸다. 엄청 많은 교육비를 바랬던 것은 아니지만 티끌만큼이라도 교육비가 남아야 이후 온다 운영에 도움이 될 텐데 이미 재정고려는 물건너 간 상황이었다.

 

2018년 남해상주 교육이 진행될쯤 경남교육청은 경남학생인권조례제정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지역보다 학생인권조례반대 움직임이 거세게 불고있었다. 공청회는 거의 난동 수준에서 진행이 어렵게 되었고 온갖 혐오적 발언과 위압적 행동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지역적 움직임과 온다가 진행하는 교육이 무관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하면 이번 교육과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 움직임에 함께할수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그렇게 중학교 교육 준비를 한참하고 있는데 한통의 전화가 또 걸려왔다. 중학교와 한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의 교육진행 소식을 듣고 혹시 내려오시는 김에 초등학교도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겠냐는 문의셨다. 원정팀은 가는 김에 초등학교도 함께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 우리는 큰 고민없이 오케이를 했다.

 

5일간의 교육 스케치


초등학교

초등학교는 입학 학생수가 매년 줄어들어 폐교될 수 있는 학교였다고 한다. 그런데 옆에 중학교가 곳곳에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남해상주로 이주해오시는 가족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초등학교 학생수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간 학교는 경남 행복학교로 지정된 학교라고 한다. 아마 다른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혁신학교와 비슷한 꼴 같다.

학생수가 많지 않다보니 1,2학년, 3,4학년, 5,6학년으로 나누어 교육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인권 이야기 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관심을 보여주었다. 인권이 나의 행복과 연결시켜 내가 행복한 세상이 인권적인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인권부스 진행하면서는 마음껏 뛰어놀고 참여하면서 즐거워했다. 교육 후에 학생들 눈높이에 맞게 교육이 진행된 것 같아서 좋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학교

00중학교는 공립형대안학교이다. 남해에있는 학생들뿐아니라 다른지역 학생들도 대다수였다. 중학교는 하루는 교육 하루는 모두가 모여 인권부스를 진행하였다. 학교에 들어서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학생들의 설치미술 작품. 그리고 자유로운 복장과 자유로운 분위기. 먼저 건네오는 반가운 인사였다.

중학교 교육의 주제는 대한민국에서 청소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나누어보는 자리였다. 청소년들이 참여할 때 행복의 조건들이 조금씩 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침 학교가 재건축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혹시 학교 재건축에 학생들의 의견이 들어갔는지 물어보았다. 대답은 no. 민주적인 공간을 만들기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의 목소리가 담겨야한다. 시작은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다. 물어보는 것. 그것부터 가능하지 않을까?



 

교사와 학부모

교사 학무모 교육의 주제는 가장 인권적인 것이 가장 교육적인 것이다. 인권과 교육은 함께가야한다.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인권이 무시되거나 유예된다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다. 교사 학부모들은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자.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랄수있을까? 우선 내가 행복한 삶을 살고있는지 살펴보고 그리고 내 아이와 행복한 삶을 만들어나갔으면 한다. 학교라는 공간이 위 아래가 아닌 평평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 더 많이 내려놓고 더 많이 겸손해지자. 다른 교육선진국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우리가 그렇게 살아가보자. 사소하지만 삶의 변화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실천해보자.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사회에 이야기하자.


교육을 마치고나서~

남해상주원정팀은 5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여유있는 여행까지는 못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너른 바다를 품에 안고 돌아왔다. 처음 인권교육을 학교에서 진행할 때 학생들만 교육하면 안된다 학교구성원 모두의 교육이 통합적으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학교현장은 생각보다 벽이 높았다. 학생인권조례가 처음 제정된 경기도도 이렇게 모든 구성원이 교육을 진행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인권교육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역동이 서로를 배우게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