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공개적인 글보다 비공개로 남겨두기를 선호한다. 나만의 공간에 삶의 흔적을 남기는 건 아무도 아니나 누군가인 나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그린이 글쓰기 모임을 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지 몰랐다. 무언가 시작할 때 준비하는데 꽤 오랜시간 걸리는 나는 바로 시작해 보자는 동료의 말이 힘이 되어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다 갖추고 시작하려 했다면 글쓰기 부담은 점점 더 커졌을 거다. 일단 시작하고 조금씩 모양을 만들어가는 게 낫다.

 

써야하는 글이라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글이기에 정신을 차리고 써야 한다. 신발을 벗진 않을 땐 구멍 난 양말도 상관없지만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장소라면 양말의 색깔마저도 고민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쓰다 보니 나는 스스로를 다그치는 경향이 좀 있는 거 같다.

 

'온다'에 온 뒤 얼마 되지 않아 생긴 글쓰기 고민은 반갑다.  하고 싶었지만 선뜻 용기 내지 못했던 일. 해야만 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자본주의 시대에 생긴 흔치않은 기회다. 물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마주해야 할 거다.  곁에 있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힘을 불어 넣어준다.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 사이에 쓰인 글을 통해 나는 또 어떤 나를 만나게 될까. 사실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과연 이곳에  내가 어울리는 사람인지 답답함이 올라온다. 어느새 의기소침해진 나는 스스로에게 누구나 처음은 있다고 다독거려본다. 곁에 있는 사람들 덕에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란 희망을 품는다. 2021년은 못해도 ‘고’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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