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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인권교육 바람곶

H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3강 <차이와 차별> 진행 후, 돌아보기


H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3<차이와 차별> 진행 후, 돌아보기



- 난다 (상임활동가)


 

 

1. 준비과정

  이번 교육은 작년에도 갔었던 H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장애인 당사자 인권교육가 양성과정을 기획했다. 이에 이러한 과정에 맞게 기획단계에서부터 온다와 H 센터가 같이 논의하는 시간이 있었다. 10회기 이상 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어서 일정은 미리 잡아놓았었다. 다만 내가 한 달을 쉬고 돌아온 후, 바로 일주일 후가 교육날이어서 준비하는 데에 약간 빠듯한 느낌은 있었다.

  차이, 차별을 주제로 한 교육은 몇 차례 경험이 있어서 기존에 사용했던 ppt 자료를 많이 참고했다.

참여자 분들의 장애특성은 알고 있었고, 참여인원이 많지 않고(8), 직원까지 포함하면 조금 더 있다고(10) 들었다. 참여자들 분위기가 작년과는 다르게 약간 다운되어 있다(차분한 편?)고 들었다.

 


2. 진행하면서

  처음 소개를 받고 시작하면서 약간 긴장되어있다는 느낌을 스스로 받았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약간 즉흥적으로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이름으로 우리는 불리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예를 들어, 저는 학생이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데, 학생이 아니에요. 아줌마, 라는 호칭을 듣지만 그 호칭으로 불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요.). 사회가 우리를 부르는 호칭 속에 나의 모습이 다 들어갈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질문을 나누며, 정체성, 소수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소개를 이어갔는데, 처음부터 좀 어렵게 풀었다는 생각을 했다.


  몸 풀기 마음 열기를 진행하지 않고 그냥 훅 들어가버렸다. (사실 깜빡했다;) 이 부분이 전체적인 분위기에도 영향을 준 것일까?


  이번에 온수다를 하면서 나온 내용들을 이번 교육 때 풀어내고 싶은 욕심을 은연중에 부렸던 것 같다. ppt를 만들면서 소수자에 대한 세 번째 정의(변화의 주체, 표준모델이기를 거부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 주체성)와 보이지 않는 사람들/자기 이름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더 크게 균열을 내고 목소리를 키우자, 라는 메시지를 담았는데 그 내용이 잘 닿은 걸까? 그냥 메시지로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차이와 차별-반차별-소수성이 키워드로 교육을 진행할 때 무난하게 사용하곤 했던 포맷(? 예를 들어 반차별 쟁점토론이라거나 ‘(차별의) 당사자-사람 찾기’)과는 달리 중간에 모둠 별-참여활동 구성을 약간 다르게 해보았다. 인문학잡지 <나다wom()>의 한 꼭지에 실린 말나라 이야기를 가지고 동화처럼 소개하면서, 말나라 이야기에 숨은 차별 이야기를 찾아보자, 는 제안을 하고 모둠 별로 이야기를 부탁드렸다. 의논이 완전히 안 된 것은 아니고 말나라 이야기가 담고 있는 비유, 속뜻을 잘 찾아내주시기도 했지만, 뭔가 10% 부족한 듯한. 프로그램적으로 완결성 있고, 흐름이 딱 잡히는 느낌은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다. 이야기는 참 좋은데, 이 이야기를 가지고 차별에 대한 이야기(만들어진 차이’ : 왜 어떤 차이가 주목되는가? / 말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 차별에서 드러나는 권력관계 등)를 재미있고 좀 속시원하게? 혹은 몰입력 있게? 논의가 진행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았다.







전반적으로 돌아보자면,

진행자가 생각은 많은데 그 내용이 잘 다듬어지지 않아서 전달하면서 좀 버거웠던 것 같고, 욕심을 부려서 아쉬웠지만,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본 점이 좋았다.

 


3. 교육을 마치고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전하려고 하는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겠다. 온수다를 통해서 이야기한 내용을 잘 소화시키는 과정을 온다 활동가들, 동료들과 조금 더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


  ppt 사용에 대한 고민이 된다. 나와 잘 안 맞는 방식인 것 같기도 하고, 혹은 ppt 자체가 가진 이미지 중심의 보여주기, 라는 것이 매 교육 때마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왠지 ppt는 매우 익숙하고 주목도가 있기 때문에 애용하게 되는 것 같다. ppt 사용 자체에 대한 고민이라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내용과 그 내용을 가지고 전하는 방식에서 오는 고민인 것 같은데, 이 고민을 더 구체화해서 따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일단 ppt 내용을 같이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