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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인권교육 바람곶

교육에 완벽하게 임하는 우리의 자세

[서울시 공무원 교육] 교육에 완벽하게 임하는 우리의 자세

 





참 힘들다. 원래 교육은 힘들다. 그것은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이나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교육을 진행한다는 것은 무엇이든 쉽지 않은데 거기에 의무라는 단어가 붙으면 그 힘듦은 배가된다.

서울시 공무원 인권교육을 올해 진행하고 있다. 10번을 진행해야 한다. 한 번의 교육에 160명씩 참여하고 있다. 처음 설계를 할 때부터 말이 많았다. 이런 교육이 과연 인권교육일 수 있을까 부터 시작해서 내용적으로 인권일반, 청소년인권, 장애인권, 여성인권까지를 모두 아울러서 7시간을 교육할 수 있을까 하는 것까지. 준비하는 과정도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예상을 전혀 빗나가지 않았다. 대규모의 인원을, 거기에 다양한 내용을, 7시간을 교육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첫 번째 교육 때 첫 시간을 담당했다. 여러 가지를 준비 했지민 시간에 밀리고 스스로도 제대로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첫 교육이 모두 끝나고 다같이 모여서 대책회의를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보다 우리의 대책은 간단했다. 우리의 대책은 한 가지였다. “에너지에서 밀리지 말자

서울시 공무원들이 의무교육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이것은 안될 거야, 이렇게 해달라고 하면 하지 않을 거야, 이런 말은 하지 않는게 좋겠어 등등. 우리에게 이런 것은 너무 많았다. 이런 배려들이 오히려 참여자들을 에너지도 동화시키지 못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마저 소진되고 만 것이다.

인권교육이 의무적으로 되는 것은 따로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은 논외로 하고 공무원 인권교육이라고 해서 무엇이 얼마나 달라야 할까? 어차피 우리는 한 달에 10번이 넘게 인권교육을 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렇다면 공무원들도 다를 게 없는 거 아닌가? 오히려 문제는 이들이 다르다고 상정하고 주눅 들어 있던 우리들의 모습이지 않을까?

2번째 교육부터는 적극적으로 나갔다. 대형 강의실에는 무대가 있는데 무대를 과감히 내려왔다. 참여자들과 조금일도 가까이 다가섰다. 참가들이 테이블로 앞으로 바짝 당겼다. 좀 더 가까이 만나기 위해서다. 오히려 참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참여자들의 의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주고 받기위해 철판을 깔고 교육을 진행했다. ‘이런 걸 요구하면 안 할텐데 ... ...’라는 걱정을 버리고 대답하지 싫은면 말라고 해라고 생각하며 더 적극적으로 나갔다.

조심했던 첫 번째 교육보다 과감히 나갈 때 오히려 참여자들과 가까워지고 소통되는 느낌이다. 온다에서 교육을 할 때 마다 우리는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참여자들과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가끔 나도 어쩔 수 없이 어떻게 이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올까를 먼저 고민하곤 한다. 아마도 공무원 교육이 그랬던 것 같다.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것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에너지를 교류하는 것이다. 특히나 인권교육은 그런 것 같다. 나의 고민과 너의 고민을 나누고 나의 의견과 너의 의견을 나누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들을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그들과 어떻게 에너지를 나누고 올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참여자들과 진행자가 어떻게 에너지를 합할 것인가가 제일 중요한 것이다. 첫 공무원 인권에서 우리가 놓친 것이 이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10번의 교육 중에 7번을 진행하고 있다. 항상 잘 됐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서로의 에너지를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 교육은 인권교육은 이런 서로의 에너지를 나누는 장이다. 그리고 그 장을 만드는 사람이 바로 교육 진행자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교육을 이런 맘가짐을 해야지.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이세훈(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