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에 '어린이라는 세계'

와플


‘어린이라는 세계’는 독서교실 선생이 어린이들을 만나며 일어나는 일과 생각을 엮은 소박하고 다정한 글이다.

저자 김소영이 이야기하는 어린이는 다양하다. 느리지만 혼자하고 싶은 어린이, 새로 배운 말로 엉뚱한 문장을 만들어 알은 채 하는 어린이, 어른을 부끄럽게 만드는 어린이..

저자가 어린이를 대하는 방식은 사려 깊다. 그녀는 신발 끈을 묶고 싶지만 아직 서툰 제자가 맘 상하지 않도록 부러 천천히 묶는것을 도와준다. 심지어 독서교실에 온 어린이의 겉옷 시중을 들며 자신이 더 좋아한다. 어린이가 다른 곳에서도 존중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저자의 행동은 자신의 삶도 그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저자는 어린이들이 소중하기에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로 보지 않는다. 어린이의 주권과 인권을 지켜주기 위해 어린이날에 아동권리를 읽히자고 독자에게 제안한다. 나쁜 어른을 물리치는 어른에서부터 어린이으로부터 배우려는 마음까지 진심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태도와 생각이다.

공부방에서 만난 어린이를 만나며 적은 글은 쉽게 읽혔으나 그런 생각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닐 것이다. 그녀의 시선은 어른이나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것과 다르다. 저자는 어린이가 존중받는 한 사람으로 이 세상에 어떤 대우를 받아야 할지 부드럽고 단호하게 이야기 한다. 모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가 아닌 사람들이 어린이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책을 통해 곰곰히 생각해 본다.

‘어떤 어린이는 여전히 TV로 세상을 배운다. 주로 외로운 어린이들이 그럴 것이다. 어린이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가장 외로운 어린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어린이라는 세계,102)

저자가 생각하는 아이들 중에는 외로운 아이도 있다. 소외된 존재 향한 생각은 엄마의 마음도, 어른의 마음도 아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등장한 부모처럼 자신이 낳은 아이밖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가. 그들은 아이 안에 자신의 탐욕을 투영했는지도 모른다. 아이를 한 인간으로 바라보며 그 속에서 소외당하는 존재를 향한 마음은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었다.

어린이와 어른의 세계는 단절되어 있지 않다. 나는 한때 어린이었고, 지금도 어린이들과 살고 있다. 저자가 만난 진지하고 다이나믹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주변의 아이들이 달라보였다. 고백하건데 난 어린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처럼 아이들을 대할 때가 있다. ‘개구리 올챙잇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어린이를 미숙하고 귀엽게만 보는 어른들 속에 어린이와 눈을 맞추며 살아가는 저자가 오래오래 아이들의 선생이면 좋겠다. 

두고두고 책을 곁에 두고 저자의 마음과 어린이라는 존재를 기억하고 싶다.

나는 우리집에 사는 어린이들과 함께 여전히 자라고 있다.

오늘은 99번째 어린이 날이다.

어린 동무들에게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어른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니다. 뒷간이나 담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같은 것을 그리지 말기로 합시다. 꽃이나 풀을 꺽지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전차나 기차에서는 어른에게 자리를 사양하기로 합니다. 입을 꼭 다물고 몸을 바르게 가지기로 합시다.

1923년 5월1일 소파 방정환선생의 어린이 인권 선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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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끄적끄적

 

그냥, 사람을 읽고 처음부터 다시

 

 

 

그린

 

 

홍은전 기록 활동가(?) 이야기는 작년에 한 동료 활동가로부터 스쳐나가듯 처음 들었다.

홍은전 정말 글 잘 쓰는 것 같아~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야

(스쳐지나가는 말이었기에 정확한 텍스트는 아닐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 이야기가 내 귀에 들렸던 것은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쓴 몇 개의 글을 찾아보았다.

집중해서 글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짧은 글에서 전해져오는 뭔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으로 책이 나왔고 머뭇거리지 않고 책을 구매했다. 책을 바로 읽지 않았던 이유가 분명히 있었겠지(?)202011월에 책을 사고 20214월에야 똑바로 마주했다. 햇살이 가득했던 날 바람이 책장을 넘겨주던 그런 날 한 장 한 장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추천사를 써주신 권김현영(여성학자)가 느꼈던 감정이 나에게도 그대로 다가왔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왜 글을 쓰려고 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홍은전의 글이 좋은 이유는 그가 자신의 글을 쓰는 이유를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다. 홍은전은 차별과 억압을 받은 사람들의 고통을 대신 전해주려고 쓰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만난 경이로운 존재와의 만남을 자랑하기 위해 글을 쓴다. 아아. 부럽다. 그리고 나는 위험에 빠져있다. -권김현영(여성학자)

 

글을 읽으면서 울었다, 웃었다, 궁금했다가, 감탄했다가, 부러웠고, 존경했다여러 가지 감정들과 생각들이 올라왔다.

 

책 제목 그냥, 사람이고 목차를 보니 같은 제목의 글이 있어서 순서를 무시하고 그 제목의 부분부터 읽어 내려갔다. ‘그냥, 사람안에는 나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이 등장했다. 노들장애인 야학 교장선생님이셨던 박경석씨 이야기였다. 나름 오랜 시간을 알고 있었는데 그 글안에 그는 내가 잘 모르던 사람이었다. 그는 항상 투쟁의 거리에 있으셨고 강한 투사의 이미지만이 각인되어있었다. 행글라이딩을 하시다가 사고가 나서 장애를 입으셨고 어떻게 하다가 장애인 인권 현장에 오게 되었다고... 그렇다... 딱 여기까지만 알고 있었다. 그의 서사가 빠진 이야기는 나에게는 그냥 싸움을 잘하는 강하고 대단한 사람뿐이었다. 나는 두 장짜리 글에서 빠져있던 박경석 선생님의 서사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장애인이 불쌍하다고 생각했어, 그랬던 내가 그 불쌍한 장애인들 속으로 떨어졌으니 인생이 비참해 죽을 것 같았는데, 그때 태수가 왔지. 그런데 그 장애인이 사람으로 보이는 거야. 불쌍한 장애인이 아니라 그냥 사람. 태수는 나한테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해줬지, 충격적으로.”(박경석)

 

나는 이 말이 참 좋았는데, 그 순간 경석이 그냥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홍은전)

 

그리고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냥, 사람부터 읽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나머지 이야기도 우리 사회가 숨겨둔 손끝이 저릴 정도로 시린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저자는 여러 구술 작업을 함께 했다. 장애 관련한 책뿐만 아니라 4.16연대, 화상환자들의 삶을 기록한 구술집 등 여러 분야에 목소리를 담아내었다. 4.16 세월호 관련한 내용을 읽을 때면 코끝이 찡해졌고 어떤 내용은 아직 낯설음이 존재했다. 특히 반려묘 카라함께하는 생활은 호기심이 발동했고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는 충격과 동시에 고민의 시작을 알려주는 빨간 전등에 불을 켜주었다.

 

처음부터 다시

그 말을 적으며 나는 감각이란 단어에 동그라미를 쳤다. 글쓰기 선생님은 좋은 글을 쓰려면 오감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냄새와 촉감,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모두를 잘 쓸 줄 알아야 한다고. 나는 그것이 언제나 힘들다고 느꼈는데, 이제야 그 이유가 쓰기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감각 능력의 부족이었음을 알겠다. 선생님이 나에게 쓰라고 한 것은 이 아니라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는 감각그 자체였다는 것도.(홍은전)

 

홍은전 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매번 반복되는 처음부터 다시속에서 잠들어있던 감각이 깨어나고 다시 시작한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어하나? 처음부터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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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철폐의 날’

 

와플

 

지난주 목요일 4월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앞두고 랄라, 그린과 함께 장애인차별 철폐를 위한 집회에 다녀왔다. 다음날 한파라는 일기예보에 따라 바람이 매서웠다.

 

그린은 그날 열린 행사가 장애연대에겐 일년 중 가장 큰 행사라는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듣고보니 곳곳에 흩날리는 깃발에 포천, 강원도 등 다양한 지역들의 이름이 커다랗게 적혀 있었다. 장애인 수를 훨씬 뛰어넘는 경찰인력과 사복을 입어도 ‘나 경찰이요’라고 표정에 써 있는 사람들. 집회 바깥에서 연일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던 외국인은 자신의 sns에 어떤 메시지를 남겼을까.

 

집회 장소에 모이기까지 아침부터 감당한 수고와 인내를 생각하면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존재의 힘은 그야말로 일당백이었다. 장시간 화장실을 가지 못해 짧게 이야기 하고 마치겠다는 발언자의 말은 내가 쉬이 생각하는 일상이 누군가에겐 마음먹고 해야 하는 일이었다. 휠체어를 탄 발언자는 군 복무자가 제대한 후에도 자신이 있던 장소를 향해 오줌도 누지 않듯 30년간 시설에 갇힌 장애인의 통제된 삶은 오죽하겠냐며 탈시설화를 주장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장애인 여성은 아침에 약만 먹어도 배부르다는 이야기를 하며 턱없이 부족한 의료수급권 보장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무리에 둘러싸여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 함께 있는 사람들이 보다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보호자 없이는 자신의 옷깃을 여미지 못하는 사람들은 매서운 바람에 맞선 바위같았다. 아메리카노를 사와 아들뻘의 휠체어 탄 남성에게 익숙한 듯 손수 마스크를 벗기고 조심스레 빨대를 입에 물려준 양복 차려입은 활동 보조사는 따뜻하게 든든했다.

 

몸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사회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통제’를 가한다.

 

꽤 오래전 후천적으로 앞을 볼 수 없게 된 J와 만난 적이 있다. 그분과 만나기 전 나는 조금 긴장했었다. 서울 어딘가 아무런 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지하도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갈 때 J는 자신의 모든 감각을 내 팔에 의지했다. 한발 한발 내려가며 막막함과 미안함이 교차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분의 불편을 없앨 수 없었다. 내 마음을 읽기라고 한 듯 J는 후천성 시각장애인 중 많은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갈 때 높이를 가늠하지 못한 충격으로 무릎관절이 좋지 않단 이야기를 해주었다.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예전의 느낌이 희미하게 떠오른다. 보조수단이 없는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하는 막막함,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없는 그리움..어디든 자유로이 다닐 수 있는 이동권과 주거권, 탈시설화 등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지금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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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느낌

 

그린

 

 

이번 글쓰기 주제는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억지로 끄집어 내고 싶지는 않았다.

한주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누었는데 갑자기 오늘 하루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완벽에 가까운 충만한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을 그 감정을 글로 간직하고 싶다.

 

핸드폰으로 몇자의 단어를 기록하고 아침에 눈을 뜨고 더듬 더듬 어제를 찾아가본다.

마을 어린이들이 익숙한 듯 약속을 하고 동네거리로 나왔다. 나는 형아 찬스를 쓰고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도 있었지만 어제는 왠지 그냥 그 주위에 함께 있고 싶었다. 예전에 샀지만 펼쳐보지 못했던 책 한권을 들고 그 뒤를 조용히 따랐다.

 

우리는 동네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나는 조금 멀찌감치 떨어진 벤치에 앉았다. 시끄럽지만 고요했다. 잠시 눈을 감아보았다. 숨을 크게 쉬어 보기도 했다. 내 눈에 담겨진 풍경도 찬찬히 바라보았다. 화려한 꽃잎이 지고 이제 막 수줍게 얼굴을 내민 연두 빛 이파리, 그 색이 더 찬란하게 보이도록 비춰준 햇빛, 살랑살랑 춤추게 하는 바람, 깨끗한 파란하늘과 구름과 공기, 왁자지껄 아이들의 노는 소리. 그 순간이 한꺼번에 내 몸에 각인되듯 달라붙었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완벽한 순간’이었다. 그 느낌이 내 몸에 오래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어서인지 그 순간이 더 더 탐이 났다. 내가 잠을 왜 못이루는지 자기 탐구와 관찰은 이후로 넘기고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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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글쓰기 모임 끄적 끄적’]

 

2017년에 멈춰버린 것

 

그린

 

 

법적으로 이혼을 한지 4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이혼을 결정하기까지 지난한 시간까지 더한다면 그 보다 더 긴 시간이 흘렀다. 우리에게는 아이가 한 명 있었다. 양육권과 양육비에 대한 합의는 이혼 과정에서 필수 절차였고 합의해야할 문제였다.

 

양육권은 내가 책임질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고 남은 건 양육비와 위자료였다. 서로의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돈 앞에서는 조금은 치사하고 이기적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대한민국 가정법원 양육비 산출기준을 참고로 협의했다. 우리는 대한민국 가정법원에서 제시한 양육비 산출기준으로 1년에 한 번씩 연초에 조정하기로 했다. 이혼한 해인 2017년은 2014년 양육비 산출기준으로 양육비를 합의를 했다. 2018년을 시작할 쯤 2017년 양육비 산출기준이 개정이 되었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준에 대한 변화는 없다.

 

최저임금이 그렇듯 양육비도 아이를 양육할 때 드는 비용을 최소화해서 산출한듯하다. 물론 부모소득에 따라 기준에 조금씩 다르지만 누군가는 그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주양육을 하는 입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비용일수 있다. 자기 아이에게 쓰이는 돈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돈을 주는 입장과 돈을 받는 입장에서 오가는 오묘한 줄타기는 계속된다. 오죽하면 재산이 있지만 양육비 지급을 안하는 사람들(배드파파)이 많다는 뉴스가 아직도 이슈가 되겠는가. 혈육과 핏줄이라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2021년이 시작되며 다시 양육비 조정 시즌이 돌아왔고 검색창에 ‘2021년 양육비 계산을 검색해 보았다. 그 결과 2017년 양육비 산출 기준에 변화된 것은 없었다.

변화된 것이 있다면 영유아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한 아이의 생활에 대한 변화,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싶다는 아이의 욕구, 이런 저런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의 크기?

 

전 배우자에게 양육비 계산에 대한 구구절절 이야기를 썼다.

지금의 기준이 너무 오래된 것 이 아닌지? 지금은 2021년인데 이 기준이 맞는지? 당신이라면 이 돈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겠는지?’

 

한참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보내지 않았다. 그렇게 설명하는 내가 구차해 보였다. 나도 이혼 당시 그 기준에 대해서 합의를 했던 게 아닌가? 문제는 그 기준이 4년이 넘게 변하지 않는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쿨하지 않지만 쿨한척 넘어갔다. 그리고 한 가지 마음먹은 것은 나의 불만과 문제의식을 정리해서 민원이라도 넣어보기로 했다. 아주 가끔은 더럽고 치사하니 내가 돈을 더 많이 벌면 된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그 방향은 아이에게나 나에게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가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이 땅의 어린이들이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돈 걱정안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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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공개적인 글보다 비공개로 남겨두기를 선호한다. 나만의 공간에 삶의 흔적을 남기는 건 아무도 아니나 누군가인 나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그린이 글쓰기 모임을 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지 몰랐다. 무언가 시작할 때 준비하는데 꽤 오랜시간 걸리는 나는 바로 시작해 보자는 동료의 말이 힘이 되어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다 갖추고 시작하려 했다면 글쓰기 부담은 점점 더 커졌을 거다. 일단 시작하고 조금씩 모양을 만들어가는 게 낫다.

 

써야하는 글이라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글이기에 정신을 차리고 써야 한다. 신발을 벗진 않을 땐 구멍 난 양말도 상관없지만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장소라면 양말의 색깔마저도 고민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쓰다 보니 나는 스스로를 다그치는 경향이 좀 있는 거 같다.

 

'온다'에 온 뒤 얼마 되지 않아 생긴 글쓰기 고민은 반갑다.  하고 싶었지만 선뜻 용기 내지 못했던 일. 해야만 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자본주의 시대에 생긴 흔치않은 기회다. 물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마주해야 할 거다.  곁에 있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힘을 불어 넣어준다.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 사이에 쓰인 글을 통해 나는 또 어떤 나를 만나게 될까. 사실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과연 이곳에  내가 어울리는 사람인지 답답함이 올라온다. 어느새 의기소침해진 나는 스스로에게 누구나 처음은 있다고 다독거려본다. 곁에 있는 사람들 덕에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란 희망을 품는다. 2021년은 못해도 ‘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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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끄적 끄적 글쓰기]

 

[여행후기] 따로 또 같이

 

 

그린

 

오래전이었다. 코로나로 마음 편히 여행다니기 어려운 때(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친구가 여행상품 링크하나를 보내주었다. 오늘까지 마감인데 생각 있으면 예약하라고 추천해주었다.

보내준 정보를 여유롭게 볼 시간이 없었던 터라 우선 되는 시간에 예약을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옵션 빵빵한 숙박포함 저렴한 가격의 12일 강원도 인근이었다.

 

여행기간이 다가오면서 나중에 내가 예약한 기간이 월요일 포함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때는 어린집일정만 생각했기에 학교 일정을 생각하지 못했다. 취소하기는 너무 아깝고 월요일 일정을 빼고 함께 갈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 주위를 살펴보니 아들 우현과 어린이집을 함께 다니며 제법 친하게 지낸 친구 엄마가 육아휴직을 낸게 생각났다. 그래서 살포시 제안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였다. 여행가기 전날 준비물을 챙기면서 이야기 나누다가 함께 가기로 한 친구 동생이 몸이 안좋은데 여행못갈 정도는 아니라도 했다. 우린 내일 아침까지 지켜보고 결정하자고 했다. 아침8시 메시지가 왔다. 둘째가 열이 38도까지 오르고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고 병원을 가봐야 알겠지만 아무래도 여행은 못갈 것 같다고 했다. 건강이 중요하니 나도 아쉽지만 어쩔수없다고 이야기했다.

 

통화를 끝내고 우현이와 둘이하는 여행을 생각하며 준비를했다. 아무래도 둘이하는 여행은 익숙하지 않아서 누군가와 동반하고 싶은 욕구가 크게 올라왔다. 아무리 짱구를 돌려봐도 함께할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여행당일 아이와 동반하여 떠날 사람을 찾기는 더욱 어려웠다.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출발했다. 차 안에서 우현이는 다른 친구나 형아는 못오는 거냐고 몇 번을 물어봤고 나는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대답했다.

 

여행 가는길은 전 날 왔던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 그리고 햇빛이 동행해 주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쉬지않고 달린 끝에 숙소 도착. 우현이는 큰 건물을 보며 말했다. "엄마 여기 되게 좋다." 그 뒤로 어디를 가든 "엄마 여기 모든게 고급이야"라는 말을 달고 다녔다. 아이는 호텔이나 리조트보다 자연 속에 있는 캠핑을 더 많이 접하다 보니 이런 말이 절로 나오는듯했다. (아이가 큰소리로 자주 고급 이야기를 하니 옆에 사람들의 시선이 살짝 신경 쓰이기도 했다.)

이번 여행의 큰 소득은 단 둘이 있어도 심심할 틈이 없었다는 점이다. 숙소시설에 딸린 다양한 놀이 시설과 워터파크까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늦은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가 수북이 받아온 쿠폰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팔봉산 꼭대기까지 이어진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양을 만났다. 그 재미가 너무 좋아 오는 날에도 또 한번 탔다. 첫날은 우현이가 혼자 온 마음이 풀리지 않아 심술을 부려 징징거리다 내려왔다. 다음은 놀이기구 타기. 여기서부터 조금씩 친구를 찾지않고 즐기기 시작했다. 무섭게 보이던 놀이기구를 타보니 시시한 것도 있지만 재미있는 것은 두 번도 모자랐다. 차분히 앉아서 나무로 모형을 만드는 체험도 했다. 우현이가 고른 모양은 캠핑 텐트였다. 나는 우현이가 만들기 어려울 것 같아서 다른 것을 권했으나 실패했다.

 

만들기 못하는 나는 아이를 도와주다가 항상 먼저 짜증이 밀려온다. 안되면 화부터 나서 왠만하면 자신있는거 말고는 도전하지 않으려한다. 나는 그곳 직원에게 혹시 안되면 도와 주시냐고 물었더니 어렵지 않다며 만들기 과정을 핸드폰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하셨다. 결국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거다. 색은 우현이가 칠하고 조립으로 들어가자 실제 텐트 치는 것 못지않게 어려웠다. 몇 번을 해도 제대로 모양이 안나오니 슬슬 내안에 있는 화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결국 그 모습이 감지되었던 아이는 그냥 조용히 옆에서 지켜만 보았다. 보다못한 직원분이 오시더니 이렇게 안될이가 없는데 하시며 결국 조립을 대신 해 주셨다

 

사람이 다 잘 하는건 아니지만 이럴때는 아이에게 미안하고 내 자신이 실망스럽기도 하다. 기분도 풀겸 횟집에서 나오는 맛있는 고급(?) 새우튀김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 조식 시간이 오전8시간대가 몰려서 11시부터 시작하는 시간대로 배정받았다. 간단히 아침 해결 후 뒷산 숲속 산책로를 갔는데 역시 나는 숲 취향이다. 마음이 고요해졌다. 우현이도 곳곳에 있는 숲속 놀이터에서 재미나게 놀았다. 슬슬 배가 고파져 1130분쯤 밥을 먹으러 왔는데 식사 줄이 너무길다. 의아해 하며 줄을 섰는데 우리 앞에 두 가족이나 새치기를 했다. 밥도 늦게 먹어 짜증이 난 나는 두 가족 중 한 가족에게만 조심스레 이야기 하고 한 칸 앞으로 갔다. 우현이가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하고 화장실을 찾아보려고 살짝 앞쪽을 보니 이게 왠일인가. 우리가 섰던 줄은 식당 줄이 아니라 놀이 시설을 타기위한 줄이었다. 시간을 보니 1210분이었다. 점심시간은 1230분까지다. 서둘러 식당으로 가니 점심은 먹을 수 있다고 하셨다. 느긋하게 여유롭게 먹자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그 맛있는 음식을 허겁지겁 쑤셔 넣었다.

그 뒤로도 키즈카페, 하늘 그네, 놀이기구 한번 더, 돌아오기 전에 샤워까지... 꽉 채운 12일 여행이었다.

 

......................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번 여행을 돌아보니 웃음이 나왔다. 훌쩍 큰 아이와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 것은 예상 밖의 즐거움이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여행의 맛을 각자의 삶에서 만나고 충분히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때로는 따로 때로는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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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삼달다방 - 이상엽

 

[온다 글쓰기 모임 끄적 끄적]

즉흥적인 것이 좋을 때도 있어.

 

난 즉흥적인 편이다. 이번 모임 제안도 즉흥적으로 머리에서 거르지 않고 튀어나왔다.

 

예전에는 계획적이지 않은, 체계적이지 않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었다. 지금도 때때로 그렇기도 하지만 그런 나를 인정하려고 한다. 즉흥적이어서 살짝 마음에 안들 때도 있지만 즉흥적이어서 좋은 것도 있다고...

 

동료에게 즉흥적으로 말했지만 오래전부터 함께 나누고픈 활동이 글쓰기 모임이었다. 그 마음이 선뜻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던 이유는 읽기도 잘 안하지만 쓰기는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글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불편한 사람을 마주할 때와 비슷하다. 만나고 싶지 않은데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좋은 말도 순간만 지지가 될 뿐 또다시 두려운 존재로 변해버린다. 그런데 이번 글쓰기 모임은 마음을 바꿔보려 한다. 글쓰기한테 너무 잘 보이려고 애쓰지 말고 마음이 흐르는 데로 이끄는 데로 가보려고 한다.

 

예전에 한 방송국 피디가 회사에서 해고되고 할 일이 없어 시작한 글쓰기로 책 한권을 냈다. 그 책을 여행하면서 내내 읽어봤다. 자기가 왜 글쓰기를 시작했는지? 어떤 글을 썼는지? 글쓰기를 통해서 무엇을 나누고 싶었는지? 등등... 매일 매일 같은 시간에 자기 블로그에 글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그 책 제목이 매일 써봤니?’이다. 책 내용 중에 한 가지 문구가 떠나지 않았다. 간절하면 못할게 없다. 그렇다 나에게는 그 동안 간절함이 없었다.

 

지금 글을 써야하는 이유를 대자면 10가지도 넘는다. 활동을 할 때 필요하다. 내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논문도 쓰고 싶다.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도 받고 싶다. 그러나 여전히 그 간절함은 넘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작한 이유는 지금 하고 싶다. 언제 다시 시들지 모르겠지만 지금 하고 싶다. 너무 잘 쓰려고도 애쓰지 말고, 너무 검열하지 말고, 너무 잘 보이고 싶어하지 말고...

 

쓰다보면 길이 보이겠지 생각하면서 첫 시작을 열어보겠다.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원칙으로 세웠다. 나만 보는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볼 수있게 공개할 것이다.

오늘의 이 시간이 시작 될 수 있도록 도와준 나의 즉흥성에 감사를 표하면서 첫 번째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그리고 함께해주는 동료들에게도 감사한다. 상처 받지 않을 테니 나의 글과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 한 장 채우기도 어렵다. 그런데 한 장을 채우려고 한 나에게 쓰담 쓰담~)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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