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엉뚱(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

 

서울 어디쯤이었을까? 평소처럼 아스팔트길을 걷다가 깨끗하게 청소된 길 위로, 얇은 잔가지들이 무리지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게 뭐지? 싶어 위를 보니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에 잔가지 몇 개가 얼기설기 놓여 있었다. 나뭇가지에 아슬아슬 겨우 얹어져 있는 나뭇가지는 기껏해야 10개나 될까? 아스팔트로 떨어진 건 그보다 배는 많아 보인다. 그 때, 어디선가 잔가지를 문 새 한 마리가 나무로 날아온다. 얼기설기 잔가지들 위로 자신이 물고 온 잔가지를 올린다. 그 것 역시 아스팔트로 떨어진다. 매가리 없이 떨어지는 잔가지를 바라보려니 안타까웠다. 떨어진 걸 상관이나 하는지, 마는지 새는 다시 푸드덕 날아가 버렸다. 다른 잔가지를 물어오기 위함인 듯하다. 정돈된 이 도심에서 저토록 일정한 길이와 두께의 잔가지를 가지고 오기위해 얼마나 먼 길을 수고롭게 오갔을까?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게 이렇게나 많은데 왜 주워서 올리지 않고, 다시 새로운 가지를 찾으러 가는 걸까? 새가 미련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길 건너 나무 위, 번듯하고 촘촘하게 만든 새집이 보였다. 저 집을 지을 때도 집주인은 샐 수 없이 많은 잔나무 가지를 떨어뜨렸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나 멋진 집을 지었네. 그들만의 삶의 방식인데 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서툴게 판단해 버린 듯했다. 집 한 채 장만하고 싶어서 아등바등 사는 건 내가 더 한 것 같기도 했다. 시간만 좀 더 있었다면 집 짓는 모습을 찬찬히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행선지로 향했다.

 

얼마 전 온다는 한 장애인 단체의 의뢰로 장애이해교육 강사단 분들을 참여자로 모시고, 23일 동안 인권교육을 진행했다. 장애인당사자가 반 이상이었다. 참여자분들과 인권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지 의견을 나누다가, 그들이 장애외의 소수자와는 만날 일이 잘 없었고, 그간 보수교육이나 강사양성 과정에서 또한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책 활동을 넣어서 그간 만나보지 못했던 소수자들과의 만남의 장을 열어보고자 하였다. 사람책은 덴마크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2000년대 덴마크에서 선보인 이후 전세계로 퍼졌다고 한다. 말 그대로 사람이 하나의 책이 되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 하고, 듣는 이와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종이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생한 교류를 하는 것이다. 사람책이 되는 사람들은 사회적 소수자로 타인의 가치기준 때문에 편견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책표지 ( 겉모습 ) 만 보고 판단하지 마세요 .

 

우리는 성소수자, 청소년, 이주노동자를 사람책으로 초대하였다. 30명 가량 되는 참여자들은 자신이 읽고 싶은 사람책이 있는 세 개의 방으로 나누어 들어가 1시간씩 책과 만난다. 참여자들이 사람책과 만나기 전, 사람책 활동을 소개하면서 ‘(사람)책을 소중히 대하고,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시길’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마시길부탁했다.

동 시간에 세 명의 사람책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므로 모든 현장을 보진 못하였지만, 각 방엔 진행팀이 함께 했다. 진행팀이 공유한 현장분위기는 아슬아슬했다. 30~40분의 사람책 이야기가 끝나고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는데, 질문이 아닌 판단’, ‘회유’, ‘가르침이 사람책을 향했다. “000하지 않느냐?” “당신들이 000하면 더 좋겠다.” “당신이 어려서(혹은 미성숙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질문자의 태도가 그렇지는 않았지만 몇몇 질문자의 태도로 인해 사람 책이 당황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진행팀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이후 진행팀 평가에서 사람책 활동 이전에 준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면 좋았겠다는 의견을 나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평가에서 참여자분들은 사람책 활동에서 가장 깊은 인상은 받았다는 분들이 많았다. 몇몇 참여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람책에 초대되었던 사람책 주인공 분들- 청소년 활동가, 이주민, 성소수자

태어나서 성소수자를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기는 처음이었고, 대화를 나눠보니 많은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이주노동자들이 경험하는 차별에 주어만 장애인으로 바꾸면 우리(장애인)가 경험하는 차별과 똑같다.”

 

다음날엔 연극 활동을 했다. 참여자들이 장애이해교육 강사 활동을 하고 있는데 주로 만나는 교육참여자가 학교 청소년이었다. 청소년을 교육 대상자가 아닌 사람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팀별로 몇 개의 청소년 카드를 주고(. 등교를 거부하는 학교 청소년, 시험성적 전교 꼴지 학교 청소년,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을 하는 학교 청소년 등 ) 그들이 경험하는 차별이나 편견상황을 짧은 연극으로 꾸며보는 것이었다. 활동형 교육에 참여해 보신 적이 없다는 분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연극을 만드시는지 깜짝 놀랐다. 왁자지껄 화기애애한 상황에서 연극발표가 이어졌다.

팀별로 연극을 보여주면 다른 팀에선 어떤 상황인지 유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진행자가 질문한 것은 단 한 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 청소년당사자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그런데 어떤 상황인지까지는 잘 맞추는데,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웠다. 판단의 말들이 이어졌다.

 

그래도 청소년이 화장을 하면 안 된다.”

선생님은 입장에선 어쩔 수 없다

요즘 교실에 가면 다 저러고 있다.”

 

4~5팀의 연극이 이어질 동안 힘들게, 힘들게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끌어 냈다. 막판이 돼서야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해서 힘들겠네요.”

연애는 할 수 있는 건데 벌점을 받는 건 너무 가혹 한 것 같아요.”

속상했겠네요.”

화가 났겠어요.” …….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집을 짓고 있는 새를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걸까?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한 걸까? 인권감수성이란 게 거창 할 것 같지만, 그것을 가지기 위해선 가만히 숨죽여 바라봄의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닐까? 잠시 판단을 멈추고, 가만히 그들의 삶을 바라본다. 그러면 서서히 내가 가진 편견이 걷히고,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 감정이 몸으로 흘러들어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국은 그들이 경험하는 그것과 내가 경험하는 그것이 그리 다르지 않음을 찾게 될 지도 모른다.

 

 

“남을 이해하는 건 별것 아닙니다.

오해는 무지에서 비롯되었고 이해는 알아가는 과정에서 시작되죠.

누군가를 알고 이해하게 되면 폭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애버겔-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움!

-화성시청과 함께한 인권교육 소감-

 

그립다(인권교육 온다 활동회원)

 

 

 

오늘 우리 뭐해요!

진짜 피피티 셋팅을 안하셔도 되나요?

연필과 필기도구가 없어도 되나요?

의자만 있고 책상이 없으면 불편할 것 같은데...

 

나는 얼마 전 온다의 의뢰로 화성시청과 함께 장애인시설 및 장애인복지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5월과 6월에 걸쳐 6번의 인권교육을 진행했다. 앞서 제시한 질문은 그때 기관운영자들이 반복적으로 확인하며 물어본 질문이었다. 그동안 받아왔던 교육방법과 셋팅이 아니어서 운영자들도 불안했나 보다. 사실 나도 약간 걱정이 되긴 했다. 그러나 늘 오늘 교육에서 주인공은 참여자라는 것만 잊지 말자고 생각했다. 참여자들이 충분히 말하게 하는 것, 그런 분위기를 질문과 경청으로 유도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둥글게 셋팅 된 자리에 앉으면서 어떤 남성 참여자는 서로가 한눈에 보이게 앉는 자리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신 분도 계셨다. 같은 기관에서 매일 마주쳤을 동료와 마주 앉아 눈빛을 교류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다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모를 일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감정 카드를 통해 자신의 현재 감정을 읽어내고, 그 감정을 상대와 공유하는 시간으로 첫 시간을 열었다. 그렇게 한 번씩 자기 이야기를 하고 나면 낮선 분위기가 훈훈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다음엔 참여 인원을 다섯 그룹 정도로 나누어 구성하고 그룹별로 무릎이 달랑 말랑한 거리만큼 옹기종기 모여 앉게 한다. 그리고 그동안 실천현장에서의 다양한 경험등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애매했던 경험이나, 이것만 바뀌어도, 또는 이렇게 한다면, 등의 자유로운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그룹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웅성웅성 소리가 들린다.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므로 나는 이 소리들이 너무 좋다. 서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어가면 이 소리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되는 참여자들의 이야기는 정말 다양하고 생생하다. 그리고 그 중에 그룹별로 공유하면 좋을 것 같은 사례를 정해서 참여자 모두와 공유하고 각자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소감을 말하는 것으로 공식 프로그램은 마무리 된다.

 

사실 이런 설명만으로는 이렇게 교육이 될까? 하고 의문을 가질 만큼 간단한 프로그램이지만, 참여자들이 두 시간 동안 열심히 자신들의 이야기와 문제를 함께 나누는 동안, 거기에 있는 참여자 모두는 서로에게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동료가 되기도 하고, 수퍼바이지, 수퍼바이저가 되기도 한다. 잠깐이지만 2시간 동안 어려움을 나누고 끝날 시간이 되면 참여자들은 시간이 너무 빨리 간 것 같다는 소감을 제일 많이 말한다. 이것은 참여자가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말이기도 하다. 의미 있는 시간이 된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중독성이 있다. 부담스럽지 않게 자연스러운 공감을 만들어 주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자기표현을 통해 참여자들 스스로가 서로를 조금씩 조금씩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기한 것은 그동안 많은 사람을 교육에서 마주했지만 말하는 톤, 속도, 얼굴표정, 손짓 하나하나 자기를 표현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실천현장에서 이 다양함은 불편함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능력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장애인시설 종사자들은 일반적으로 이용자와의 소통에 있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종사자분들은 민감하게 반응하면 여기서 오래 일할 수 없다고 말한다. 금방 지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감성이 부정적으로 잘못 해석된 것이다.

 

타인에게 민감성을 갖는다는 것은 부정적인 것이 절대 아니다. 상대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나의 소통방식은 다른 사람의 소통방식과 만나서 어떤 에너지를 내고 있는가? 각자가 한 번쯤 고민하고 점검해 봐야 한다. 나는 이것이 존중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방식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드릴 것인가? 불편하지만 감수해야 하는 것들, 편하지만 거부해야 하는 것들...

결국 이런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소통으로 해결될 때까지 우리는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야 한다. 누구도 혼자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어서 피할 수도 없다. 그래서 서로를 응원하는 방법을 알아가야 한다. 인권에 대한 민감성은 저절로 높아지지 않는다. 불편하지만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실천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인권교육은 타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면이 있다. 부족한 것을 더 드러내서 성찰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힘이 된다. ‘온다와 화성시청과 함께한 이 교육은 이렇게 나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었다. 다음 교육이 기대되는 이유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경기도 학생인권 톺아보기 토론회

학교에도 인권을! 학생에게 권리를!”


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 만나다




201711월에 발족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 경기연대(이하 경기연대)에서 한달전 경기도 학생인권 톺아보기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2018년을 마무리하며 그간의 활동을 되돌아 보며 좀더 학교 현장의 상황을 고민해 보고, 전국최초의 인권조례 제정지역으로 학생인권을 제대로 꼼꼼이 살펴보고자 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몇 년간 경기도학생인권실태조사 연구활동에 참여한 박근덕대표의 학생인권조례와 인권실태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았고, 경기연대에서 경기도내 32개 학교의 학교생활인권규정을 무작위표본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였고, 전교조경기지부에서는 학교내 학생인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학생인권침해의 기준이 되고 있는 학생인권규정은 정말 필요한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나눴다. 기조발제후 토론자로 아수나로 경남지부 회원의 학생인권침해 현장고발,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의 학교운영위 경험과 고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 전국연대에서 학교학생인권규정과 함께 한국사회에서 청소년인권이 보장되고 실현되기 위한 제반과제와 이후 활동의 제안을 나눴다


많은 내용을 함께 나누다 보니 시간에 쫓겨 토론회 참석자와 충분한 토론시간을 가지지 못해 아쉬웠지만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실천활동과 학교생활인권규정을 널리 알리는 활동의 필요성을 제안되었다. 몇 년간 멈춰있던 지역내 청소년인권,학생인권의 논의가 시작되었으니 2019년은 토론회때 나왔던 제안들을 온다의 실천활동으로 이어져 가야 겠다.

 

순서

주제

담당

 

전체 진행

촛불청소년 인권법제정 경기연대

집행위원장(변혁당경기도당 대표)권미정

발제 1.

실태조사를 통해 본 학생인권조례

평화인권교육센터 박근덕 대표

2.

경기도내 학교생활인권규정 실태

촛불청소년 인권법제정 경기연대

(인권교육 온다) 만나다

3.

학교에서 필요한 권리

전교조 경기지부 교사 이용석

토론 1.

우리의 인권은 어디에?

아수나로경남지부 이수경

2.

함께 만든 학교생활인권규정 사례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 안기희

3.

차별과 배제가 없어야 하는 학교

전국제정연대(어린이책시민연대) 변춘희

질의응답

청중질의, 발제자와 토론자 질의토론

 

 

( 추신 : 토론회 자료를 원하느시는 분들은 이메일 발송이 가능하니 원하시는 분들은 연락주시면 보내겠습니다 )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인권과 함께 남쪽으로 튀어~

 



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 그린 그린

 




5월의 어느 봄날이었다.

남해로 귀촌(?)한 지인에게 전화한통이 왔다. 서두에 서로 잘지내냐는 안부를 묻고 대뜸 이렇게 묻는다.

혹시 온다에서 남해 내려와서 인권교육 해줄수있냐?’

남해를 갔다와본적이 있는지라 그곳이 거리상으로 얼마나 먼지 알고있었기에 선뜻 ok라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두시간 교육을 위해서 이틀을 소비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선택이었다.

그런데 찬찬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두시간의 교육이 아니었다.

수원에서도 이곳저곳을 누비며 활동하던 분은 남해에서도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었다. 자제분이 다니는 한 공립형 대안학교(중학교)에서 10월 정도에 인권주간을 만들어서 교육과 학생을 포함한 학부모 교사가 함께할 수 있는 참여부스까지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순간 귀가 솔깃했다. 온다도 인권교육을 오래 진행했지만 학교 전체 구성원들이 함께 나누는 교육은 진행해 본 경험이 없었다. 지역적 거리는 이미 마음의 거리를 따라잡지 못했고 뭔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

그래서 활동가들과 의견을 나누고 기획안을 학교에 보내드렸다. 그런데 그 후 한참이 연락이 없었다. 우리 기획안이 너무 어설펐나 아님 학교에서 진행하기 무리였던 건가 혼자 상상의 날개를 펼치다 바쁜 일정속에서 그 사건을 그렇게 잊고지나갔다.

그런데 봄을 지나 여름 그리고 가을이 되어서야 학교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너무 늦게 연락을 드렸는데 혹시 예전에 보내주셨던 교육을 진행할 수 있냐는 거다.

~ 우리가 계획했던 것은 10월인데 10월에 연락을 주시면 진행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그러면 12월에 진행해주시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시간이 조금 빠듯하나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우리는 남해상주교육 원정팀을 꾸리게 되었다.

하고 오래전에 기획한거라 기억도 가물 가물 지금의 상황과 대비하면서 다시 수정을 반복해야하만 했다. 가장 많은 수정은 예산이었다. 전교생 학년별 교육과 교사, 학부모 그리고 인권부스까지 진행하는 일정은 생각보다 예산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학교에서는 죄송하지만 예산확보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나름 학교에서도 애를 써주셨지만 결과적으로 예산과 지출에 차이가 없는 교육이 되어버렸다. 엄청 많은 교육비를 바랬던 것은 아니지만 티끌만큼이라도 교육비가 남아야 이후 온다 운영에 도움이 될 텐데 이미 재정고려는 물건너 간 상황이었다.

 

2018년 남해상주 교육이 진행될쯤 경남교육청은 경남학생인권조례제정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지역보다 학생인권조례반대 움직임이 거세게 불고있었다. 공청회는 거의 난동 수준에서 진행이 어렵게 되었고 온갖 혐오적 발언과 위압적 행동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지역적 움직임과 온다가 진행하는 교육이 무관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하면 이번 교육과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 움직임에 함께할수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그렇게 중학교 교육 준비를 한참하고 있는데 한통의 전화가 또 걸려왔다. 중학교와 한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의 교육진행 소식을 듣고 혹시 내려오시는 김에 초등학교도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겠냐는 문의셨다. 원정팀은 가는 김에 초등학교도 함께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 우리는 큰 고민없이 오케이를 했다.

 

5일간의 교육 스케치


초등학교

초등학교는 입학 학생수가 매년 줄어들어 폐교될 수 있는 학교였다고 한다. 그런데 옆에 중학교가 곳곳에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남해상주로 이주해오시는 가족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초등학교 학생수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간 학교는 경남 행복학교로 지정된 학교라고 한다. 아마 다른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혁신학교와 비슷한 꼴 같다.

학생수가 많지 않다보니 1,2학년, 3,4학년, 5,6학년으로 나누어 교육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인권 이야기 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관심을 보여주었다. 인권이 나의 행복과 연결시켜 내가 행복한 세상이 인권적인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인권부스 진행하면서는 마음껏 뛰어놀고 참여하면서 즐거워했다. 교육 후에 학생들 눈높이에 맞게 교육이 진행된 것 같아서 좋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학교

00중학교는 공립형대안학교이다. 남해에있는 학생들뿐아니라 다른지역 학생들도 대다수였다. 중학교는 하루는 교육 하루는 모두가 모여 인권부스를 진행하였다. 학교에 들어서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학생들의 설치미술 작품. 그리고 자유로운 복장과 자유로운 분위기. 먼저 건네오는 반가운 인사였다.

중학교 교육의 주제는 대한민국에서 청소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나누어보는 자리였다. 청소년들이 참여할 때 행복의 조건들이 조금씩 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침 학교가 재건축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혹시 학교 재건축에 학생들의 의견이 들어갔는지 물어보았다. 대답은 no. 민주적인 공간을 만들기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의 목소리가 담겨야한다. 시작은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다. 물어보는 것. 그것부터 가능하지 않을까?



 

교사와 학부모

교사 학무모 교육의 주제는 가장 인권적인 것이 가장 교육적인 것이다. 인권과 교육은 함께가야한다.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인권이 무시되거나 유예된다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다. 교사 학부모들은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자.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랄수있을까? 우선 내가 행복한 삶을 살고있는지 살펴보고 그리고 내 아이와 행복한 삶을 만들어나갔으면 한다. 학교라는 공간이 위 아래가 아닌 평평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 더 많이 내려놓고 더 많이 겸손해지자. 다른 교육선진국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우리가 그렇게 살아가보자. 사소하지만 삶의 변화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실천해보자.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사회에 이야기하자.


교육을 마치고나서~

남해상주원정팀은 5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여유있는 여행까지는 못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너른 바다를 품에 안고 돌아왔다. 처음 인권교육을 학교에서 진행할 때 학생들만 교육하면 안된다 학교구성원 모두의 교육이 통합적으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학교현장은 생각보다 벽이 높았다. 학생인권조례가 처음 제정된 경기도도 이렇게 모든 구성원이 교육을 진행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인권교육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역동이 서로를 배우게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안성 00초 수업을 마치고




 윤 혜 영(인권교육 온다 활동회원)

 



안성에 있는 00초등학교 수업은 시작부터 조금 특별했다.

거의 1회성 수업에 그치는 인권 수업을, 1주일마다 8회기 동안, 장장 2달 동안이나 반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만나다 선생님 말처럼 이렇듯 긴 호흡으로 이어가는 수업은 꼭 필요하고, 나에게는 이런 기회가 처음이다 보니, 꼭 함께하고 싶어서, 일단 다른 수업들을 미뤄두고, 온다 선생님들과 함께 해 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막상 시작은 하였지만, 이렇게 긴 시간동안 진행해 본 적이 없다보니, 수업을 어떻게 짜야할지도 막막하고, 한국어로 소통이 안되는 친구들이 반마다 2~3명씩은 된다고 해서, 이 친구들과 어떻게 함께 하여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가장 가르치기 어렵고 자신 없는 저학년 친구들은 만나다 선생님이, 2.3학년은 여름 선생님이, 그리고 그나마 말이 통해 하기 쉬운, 5.6학년은 내가 맡기로 했다.


제일 먼저 수업을 하신 만나다 선생님께서 학교의 사정을 미리 알려주셨다.

언어와 글이 안되는 친구들이 많으니 소외되는 학생이 없게 잘 살펴달라는 것과, 교사분들이 외부 교육활동에 익숙하셔서 적극적이지도 소극적이지도 않은 태도를 보이신다는 점이 었다.

준비물부터 교육일지 작성에 이르기까지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피며, 다른 강사들을 배려하는 온다 선생님들의 모습은, 각자의 분야만 맡아서 프리랜서로만 일했던 내게는 고맙기도 하고, 인상적 이었다.




드디어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첫 만남은 늘 떨림과 기대를 동반한다.

다음 시간에도 계속해서 만날 친구들이라 반 친구들의 이름을 다 외울 기세로 시작했으나, 머리의 한계와 얼굴과 이름의 미스매치로 쉽지 않았다.

변명밖에 되지 않겠지만 이때의 강의 일정이 너무 빡빡하게 잡혀 있었던 것도 한몫 했던 것 같다. 여유가 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들의 눈은 언제나 정직하게 반응한다.

내가 재미없으면 아이들도 재미없다.

강의식 수업에 익숙한 나의 수업에 한계를 느끼고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급하게 수업준비를 하며 진행하던 중, 만나다 선생님이 다국적 평화교육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초청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좋은 생각이라 흔쾌히 허락했고, 이주민 센터의 돌멩이 선생님과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돌멩이 선생님의 수업은 처음 진행부터 나와 달랐다.

반 아이들이 러시아어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아시고, 러시아 인사말과, 무지개의 각각의 색깔, 가위 바위 보 등을 러시아어로 공부해 오셨다.

선생님의 러시아어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러시아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아 반 친구들에게 러시아 말을 가르쳤다.

그러자 그동안 말을 하지 않았던 러시아 친구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고, 교실은 금세 재미있는 놀이터가 되었다.

수업은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었다.

한 친구도 배제되지 않는 것.

모두가 존중받는 경험을 해 보는 것.

나는 그동안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쓸데없이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했던 나의 태도가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함 많은 나를 따라주고 사랑을 쏟아준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마지막 수업에는 지금뿐만 아니라 커서도 아이들의 인권을 지켜주는 어른이 되기를 다짐하며, 한 친구씩 악수와 함께 눈인사를 나누는데, 그동안 친구들과 정이 들었는지 아쉽고, 마음 한쪽이 저려왔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급하게 함께 가위질을 열심히 해주시고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마음 따뜻한 만나다 선생님, 도장을 만들자는 제안과 함께 직접 도장 재료를 구해다 주고, 따로 시간을 내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까지 가르쳐 준 여름 선생님,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돌멩이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내일도 수다를 떨어야지.

 


인권교육온다 활동회원 엉뚱

 



지난 봄 부터 준비해서 가을까지 성남시 주민자치위원 인권교육을 진행했다. 성남시의 각 동을 돌면서 주민자치위원이나 통장, 새마을부녀회 분들을 1회기로 만났다. 그에 대한 소감을 일기처럼 가벼운 맘으로 몇 자 적어보려 한다.

 

교육을 준비하는 동안은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고 잘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당체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정작 그 교육이 잘 진행 됐는지는 마지막 인사를 던지는 찰나에 느껴진다. 매번 교육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늘 망했다라는 느낌이 든다면 아마도 이 활동을 계속 하긴 어려울 것 같다. 흰 건반 사이 검은 건반처럼 종종 만족스러운 교육이 껴있어야 힘을 잃지 않는다.

돌이켜 보면 이 교육도 좋은 느낌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럴 수 있었던 몇 가지 이유를 찾아 보았다. 하나는 교육기획과정에서 진행했던 참여자 인터뷰. 참여자를 만나기 전에 그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교육의 방향을 잡기위해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사전 조사를 한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인터뷰 중에 이번이 제일 진땀을 뺐던 것 같다. 인터뷰이는 만나자 마자, ‘장애인권(사회적 소수자인권)이면 모르겠지만 인권적 문제가 전혀 없는 우리가 왜 인권교육을 받아야하나를 퉁명스레 물어왔다. 순간, 이 자리에서 인권교육을 진행해야 하나...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 인터뷰로 인해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교육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이후 실재 교육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교육장에 들어왔었지만 인권이 자신과 맞닿아있음을 발견했다는 참여자들의 소감을 들으면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그 인터뷰이를 교육장에서 만났는데 내적 동기를 찾으셨는지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소통하고 많은 이야길 나눴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좋았던 건 정말 다양한 참여자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지역에서 자치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다 보니 나이도, 직업도, 생각도 정말이지 천차만별이었다. “우리동네에서 돌아다니는 홈리스는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들이니까 인권이 없다.”라는 이야기와 홈리스는 국가안정망의 부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므로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라는 이야기가 한 공간에서 오간다. “이런 교육은 우리한테 필요 없다.”라는 이야기와 우리에게도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평소에 인권에 관심이 많았지만 교육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너무 반갑다.” 같은 극과 극의 이야기들이 오간다. 멋지지 않은가? 방금 전까지 네모난 회의실에서 굳은 얼굴로 회의하던 사람들이 자신을 드러내며 마구마구 섞이고 있었다. (물론 모든 교육에서 그랬던 건 아니다. 하하하) 교육활동을 하다보면 마치 정답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후루룩 혼자 떠들고 나올 때가 있다. 그런 교육을 하고 나면 기운이 쪽 빠진다. 특히나 참여자의 언어로 이야기 될 때 힘을 가지는 것이 인권인데 말이다. 큰 온도차를 가진 참여자들이 그 의견을 나누어 풍성해지고, 그 안에서 와글와글 조율해 나가는 상황이 만들어 질 때 기분이 좋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건 온다의 전반적인 교육진행방식이다. 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온다와 교육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교육 기획부터 진행, 교육 후 평가 까지 교육에 참여한 모든 활동가가 소통을 하면서 진행된다. 이번 교육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교육을 그렇게 진행한다. 이 또한 얼마나 멋진가? 다들 바쁜 와중에도 만나던지, 서면으로 나누던지, 때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니 고민은 줄고 신명이 배가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기획 회의를 탄탄하게 했던 교육들이 좋은 느낌으로 남는다. 역시 기획회의는 정말!정말! 중요한 것 같다. 밑줄 쫙-! 그리고 무엇보다 만날 땐 꼭 밥을 든든히 먹어야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인데. 온다 와의 만남이 즐겁고 기쁘다.

이쯤에서 본 교육의 제목이 [동네방네 인권 수다방]이었단 걸 밝힌다. 수다는 시끄럽다. 수다는 누구도 빠지지 않는다. 수다는 재미있다. 이 동네, 저 동네, 온 동네 사람들이 인권에 대한 수다를 떠는 교육장을 만들기 위해 온다 활동가들은 봄부터 수다를 떨었다. 우리가 함께 했던 수다들이 쌓이고 쌓여서 조금씩 우리가 그리는 인권교육운동으로 가까워 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런데 벌써 2017년이 10일 밖에 안 남았다. 아직도 새로운 나이에 익숙하지 않은데 또 다른 나이를 얻게 생겼다. 하하. 이번에 얻는 나이는 익숙해 질 수 있으려나. 늘 부족함이 많은 나인데 올해도 어찌저찌 함께 하는 이들 덕분에 고꾸라지지 않고 웃으며 살았다. 흐뭇하다. 내년에는 더 잘 살아봐야지.


20171221일 오늘의 일기 끝!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민주적,평화적 진행자 심화과정을 마치며

- 진행자는 누구인지 묻고, 또 묻는다



만나다 (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2월 민주적,평화적 진행자를 위한 입문과정을 마치고,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7월 심화과정을 가졌다. 입문과정이후 처음 만나는 플랭크,하트,슬기샘,현성님부터 활동속에서는 가끔 보지만 하루 6시간을 내리보는 일이 드문 푸하하,상명샘까지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었다.


심화과정은 입문과정 참여자의 절반정도 였는데, 마음은 함께하고 싶었지만 3일의 시간을 빼기란 쉽지 않았다. 몇몇분은 입문과정에서 배우고 느꼈던 방법을 직접 적용해 보기도 하고, 교육과정에서 평소에는 잘 안되거나 못했던 환대를 나누기도 했다. 그만큼 입문과정에서 느꼈던 새로움과 아하하고 오는 경험들은 참여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심화과정의 출발은 서로배움, 뭐든지 ok, 좋아좋아, 서로서로를 기억해 내고, 몸과 마음의 경험들을 나누는 시간이였다. 특히, 감정 볼륨과 태풍 부는 섬은 내 안의 감정을 살피고, 타자와 집단속 관계를 나누며, 진행자로서 참여자들의 감정표현과 상황에서 배움의 과정을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태풍 부는 어느날, 태풍을 피해 날아간 낯선 섬과 새 한 마리. 그곳엔 이미 다른 새들의 서식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미 형성된 집단이나 문화에서 누군가 참여하거나 함께하기를 원한다면 그 집단속 나는, 우리는 어떤 모습이였을까? 반대로 내가 그 집단에 들어간다면 나의 정체성을 버리고 동화되거나 체념하는 몸의 경험은 백마디 말보다 크게 와 닿았다.


 


심화과정이 입문과정보다 다른 느낌은 익숙하지 않거나, 대충 넘어갔던 개념을 불러와서 세분화 시키는 활동이 어려웠다. 시민성이라는 주제로 개념지도를 만드는 작업은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개념지도 만큼이나 어려웠던 단계별 질문법은 머리에 쥐가 난다고 해야 하나, 우리의 마음 속 학습된 사회적 패턴, 심리적 구조를 파악하고 익숙한 원리들을 찾아나가며 사회인식을 풍부히 하는 과정이였는데 쉽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이런 과정들이 필요할까? 우리의 이슈나 관심사, 또는 충돌되는 의견들을 질문을 가지고 참여자들과 분해할수록 그 안에 잠재되어 있는 언어가 분해가 된다. 조금더 분해하고 분석하다 보면 공통점이 만들어 지고, 공통점속 사회구조의 문제에 접근하게 된다. 그래서 질문이 중요하고, 그 질문을 던지고, 살피고, 정리하는 진행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한가지 확인한건, 내가 그런데라는 단어를 상당히 많이 쓰고 있었다. 아직 그런데가 자연스레 나오긴 하지만 나의 패턴을 확인했으니 변화는 오겠지. 3일동안 몰입과 멍한 상태를 오고 가며 많이 익숙해진 교육활동을 살펴보는 시간이였다. 교육의 느낌만 가지지 않기 위해 심화과정 후속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2월과 7월 교육에서 확인했던 서로배움, 뭐든지 ok, 좋아좋아, 서로서로의 시작이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통합교육 현장 속 그 직업을 만나다.

 

 

온다 활동회원 엉뚱(현정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8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특수교육지도사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처우 개선 요구를 알렸다. *사진출처- 장애인주홍글씨 비마이너

 

특수교육실무사’, ‘특수교육보조원’, ‘특수교육지도사’... 무슨 노동을 하는 사람인지 예상이 되는가? 세 명칭 모두 한 직업군이다. 지역마다, 학교마다 다 다르게 불리 우고 있는 이 사람들을 인권교육을 통해 만나 보았다.

[특수교육대상의 학습, 신변처리, 급식, 교내 외 활동 등의 활동을 보조하여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교육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개별화교육 및 학교생활 적응 강화에 의한 학습권을 보장한다.] 는 목적으로 그 직업, 정식명칭 특수교육보조원’(이하 보조원)이 탄생했다.

 

목적에선 서비스 이용의 주체가 장애학생인데 왜 장애학생의 보조원이 아닌 특수교육보조원으로 명명했는지가 의문이다. 주체가 모호해서 인지 실제 교육현장에서 그들은 특수교사의 업무를 보조하거나, 통합학급에서 교과 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다시 이야기하면 교과

선생으로부터 적절한 교육 서비스를 받지 못하여 배제당한) 장애학생의 학습을 지도해야 하는 선생님의 역할을 하거나, 장애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는 등 기존의 목적과는 다른 성격의 노동을 하게 되었다. 이후 보조원들은 우리는 단순히 보조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라며 지도사’, ‘실무사로 불러줄 것을 요구 하게 된 것은 정황상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교육청에서는 기존 보조원의 업무유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비정규직으로써 업무 이외의 노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력하기는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는 특수교사 역시 마찬가지다. 비특수교사에 비해 수적으로도 소수이고,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으니 장애학생에 대한 권익옹호를 위해 특수교사와 보조원들이 얼마나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을지 상상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이미 지쳐 포기해 버렸을 수도…….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교노동자의 노동환경이 안정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선 되어야 이후 보조노동의 전문성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용인의 자기결정권이 침해 되지 않고 활동을 보조하는 것은 상당한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현시대의 보조노동은 평가절하 되어있다. 턱없이 낮은 급여와 불안정한 노동환경으로 증명된다. 이용인과 노동자의 관계에 위계를 전재로 하는 돌봄노동에서 이용인이 권리의 주체가 되는 보조노동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역시 당사자들의 처우개선이 함께 되어야 인식개선이 일어날 것이다.

 

 

 

▲2017년 6월 시흥시교육청에서 진행되었던 특수교육지도사 장애인권교육 중

 

보조인은 발달장애인 학생의 비언어적 표현을 기록하여 교사에게 전달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학교는 보행 장애가 있는 학생이 교실이 있는 4층까지 걸어 올라가지 않도록 엘리베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선생님은 점자를 사용하는 학생을 위해 점자 시험지를 배포해야 하고, 국가는 수화를 이용하는 학생을 위해 수화통역사를 학교에 배정해야 한다. 비장애인중심으로 만들어진 학교에서 장애인권이 지켜지려면 수없이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동시대의 60%의 성인 장애인들은 학령기 때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서 학교를 가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에 못가는 장애학생은 훨씬 적어졌다. 학교가 장애를 이유로 장애아동을 받아주지 않으면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보호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해서 학생으로써의 권리가 다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홈리스(노숙인)가 쫓겨나지 않고 우리 동네에 있다고 해서 시민으로써의 권리를 모두 누릴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현재의 교육구조에 적응한 착한 모범생외의 많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제 당하거나 쫓겨난다. 여전히 학생은 스스로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없는 소수자다. 학생이라는 소수자 안에 장애학생이 있다. 소수자 안에 소수자인 셈이다. 장애학생만의 권리를 외치는 것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가리키는 것과 같다. 모든 학생 아니, 모든 아동 및 청소년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이제 정말 학교의 속도를 늦추고 구조를 바꿔야 한다. 학생이 관리의 대상이 되는 학교가 아닌 모든 학생이 권리의 주체가 되는 학교로 바뀌어야 한다. 그 고민이 함께 되어야 장애학생과 함께하는 보조인의 권리역시 신장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났던 참여자들 중엔 그럼에도 불구하고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본인이 함께 하는 장애학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데, 장애에 대한 별다른 교육 없이 학교 현장에 바로 투입되었고, 1년에 2시간 밖에 안 되는 보수교육으로 인해 장애에 대한 이해 자체가 너무 어려우므로 보수교육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스터디를 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함께 하는 장애학생이 학교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으로 뿌듯하다고 했다.

학교엔 그 직업이 있다. 그들의 인권이 인권교육에서 그치지 않고, 지켜지기 위해선 앞으로 많은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단 한사람도 배제 되지 않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학교 안팎의 연대와 지지가 필요하다. 나 역시 이번 교육을 통해 그들을 알게 되었고, 장애인권과 그들의 인권이 맞닿아 있음을 알았다.

이제 함께 가자. 우리의 인권은 연결되어 있으니...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소통과 관계, 그 어려운걸 함께 느꼈던 시간

 

                                                                

  만나다 (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지난 2월 온다에서 민주적 소통과 평화적 관계 맺기를 위한 촉진자 교육 워크샾을 진행했다. 참여자의 대부분은 현재 교육활동을 진행하거나 고민을 가지고 있는 분들로 오전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3일간 진행되었다.

첫째날 감수성과 공동체, 둘째날 민주적 소통역량 발견하기, 마지막날은 소통 역량 심화로 촉진자/활동가의 실천이라는 주제로 이대훈선생님이 진행을 맡았다. 처음 맞이한 교육공간의 세팅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둥그런 형태의 의자에 앉거나, 서거나, 서로 모여가며 공간의 거리와 마음의 거리들을 차츰 좁혀 나갔다. 내가 만나는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몸으로 느꼈는데, 회의시간이 자꾸 생각났다. 회의시간에 나는 어떤 모습이였을까? 누군가 이야기를 할 때 시선을 달리 두거나 얼굴은 보는 상태지만 상대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보다 이미 판단이 들어가 어떻게 의견이나 반박을 낼지 생각하고 이야기 했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되었다. 몇 차례 상대를 바꿔가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몸으로 소통되는 편안함을 느꼈다.


 

 

  둘째날은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한 경험(익숙해져서 살피지 못한)을 하였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일상/조직/문화 속 권력관계 탐구인데 그중 30여명의 참여자가 말을 하지않고 각자 마음속으로 두명을 생각한후 그 사람들과 정삼각형을 만드는 시간이였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한 사람들과 정삼각형을 만들려고 걸음을 옮기는 순간, 이미 그 사람들도 누군가를 향해 걸음을 옮기고, 다시 맞추고,옮기기를 수 차례 반복하니 어느새 걸음을 멈춰졌다. 멈춰진 사람들중 한명이 앉자 다른 듯 맺어졌던 서로의 관계망이 도미노처럼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내며 모두 앉게 되었다. 그 다음 진행자는 새로운 제안을 했는데 이번엔 서로 말을 할 수 있고, 친한 사람을 선택할 수 있고, 신체접촉도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나는 두사람을 선택하고 그들과의 간격을 놓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애쓰는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그 순간 대열은 그 전에 천천히 살폈던 속도가 사라지고 정신없는 움직임속에 겨우 멈춤시간이 돌아왔다. 정신없이 삼각형을 마치고 나니 순간 내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싶어하고 유지하고 있는지 하고 내리치는 느낌이 왔다. 그 시간이 끝나고 서로 몸으로 경험한 느낌을 나누는데 그날 아는 사람이 없었던 어느분이 내가 너무 소외되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고 하는 순간 많이 부끄러웠다.


 셋째날은 영상과 그림등의 ppt를 보며 1:1,2:2,4:4의 모둠을 만나며 우리가 교육촉진자로서 어떤 모습과 역할을 가져갈지 토론하였다. 그리고 거의 마무리 시간에 이어진 참여프로그램이 참여자로서 우리가 어떻게 교육촉진자의 지시에 순응하는지 확인하게 시간이였고, 이 시간이 참여자와 교육촉진자간 권력이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를 느끼기 위해 의도된 시간임을 아는 순간 많이 당황했다. 우리가 늘상 말하는 권력의 속성이 우리의 경험에 뿌리박혀 있음을 인정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바꿀지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였다.

3일동안의 시간은 거의 대부분을 몸으로 확인하고, 대화하며 나누며,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받으며 뭔가 얹져가는 교육이 아닌, 벗겨가는 교육으로 남아있다.


그 후로 두달여가 흘렀고, 나는 회의시간과 교육활동에 조금씩의 변화가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교육에 참여했던 교육활동가들과 여전히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어 이 또한 즐겁다.

 

 

 

 * 2월 입문과정을 진행하였고, 7월경 심화과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부족함을 확인하는 시간이 아닌 함께 채워 나가는 시간

  - 공립유치원 장애아동인권교육을 다녀와서

 

만나다 ( 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

 

 

  다른 인권교육 단체와의 만남은 늘 새롭고, 나눔의 장이다. 00시 공립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장애아동인권교육이 그랬다. 세 개의 단체가 모여 공동교안을 마련하고 일정별 역할분담을 가졌다.

이번 교육은 교육청에서 교육신청을 받아 신청한 기관을 방문하게 되었고, 나는 초등학교와 유치원 두곳등 세 곳을 다녀왔다. 방문전 교육담당 교사와 교육 참여자와 교육진행시 나누었으면 하는 내용에 대해 통화하였는데 대체로 강사가 알아서 해 주기를 바라는 분위기 였다.

그래서 좀더 세부적 질문(실제 교사의 입장과 장애아동 입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교사간 소통은 어떠한지등) 에 들어가면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갖게 된다. 새로 조상된 도시안 공립유치원의 모습은 통합교육을 하기에 물리적 환경은 갖춰져 있다. 그런데 교육을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껐던 점은 장애반,통합반,비장애반간 소통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일까 프로그램 내용중 장애아동입장에서, 교사입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나눠서 모둠별 나눔의 시간을 갖자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인권의 첫 출발은 공감이 아닐까 싶다. 나와 다른 어떤 이들의 어려움으로 치부되거나 어쩔 수 없어 보이는 구조앞에 주저하는 현실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찬찬히 살펴보는 일이 우선이다. 나왔던 내용을 살펴보니 교사의 경우 혼자서 화장실을 제때 못가 교실을 지켜야만 되는 무한책임의 현실, 보호의 이름아래 장애아동 화장실을 투명하게 만들어 수치감을 못 느끼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 현실등 포스트잇에는 교육현장의 숨가뿐 11초가 빼곡이 채워져 있다.

11, 화장실 갈 시간도 낼 수 없는 교사가 물었다.

장애아동을 신경 쓰느라 비장애 아동이 방치되는게 신경 쓰여요

  "장애아동에 대해 이런 시간을 가져 본 건 처음이예요. 서로 너무 바쁘거든요"

 

 장애아동은 신경 쓰이는 존재, 비장애 아동은 방치되는 존재라는 이분법적 접근은 인권의 보편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이다. 학교나 유치원을 이용하는 아동이 가진 장애를 고려해서 학교의 공간이나 교육방식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현장에서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교육받을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차별이 발생했다면 인권의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반 조치들이 우선 제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통합교육의 이름으로 모양새는 갖추었지만 물리적,내용적,관계적 통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사의 질은 교육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고 한다. 교사의 질이란, 전문가라는 수식이 붙기전 나의 일상을 돌볼 수 있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고, 우리 공간의 일상에서 차별받는 이가 없는지 살피고, 공간을 변화시키고, 그 힘들이 모아져 정부의 정책과 제도를 바꿔내는 활동의 연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될까?

어느 초등교사의 수업 약속처럼 우리가 잠시 놓아버린 교육의 본질적 의미부터 천천히, 함께 나누며 만들어 가는 여정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28 2층 ✭Tel 031)548-2105 ✭Fax 031)231-4395 ✭E-Mail hreonda@gmail.com ✭후원계좌 농협 351-0688-2820-93 [인권교육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