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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장의 사진]아사나(요가 자세) 수련을 통해 진아(眞我)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기

인권교육온다 2025. 6. 24. 10:55

아샤의 라자카포타아사나

 

아사나(요가 자세) 수련을 통해 진아(眞我)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기

라마나 마하리쉬의 <나는 누구인가>를 읽고

 

                                                                                                                  인권교육온다 활동회원 아샤

최근 요가 지도자 과정을 들으면서 라마나 마하리쉬의 <나는 누구인가>라는 책을 읽었다. 라마나 마하리쉬는 진리를 찾는 방법으로 '비차라(Vichara: 진아 탐구)를 권한 인도의 현자이다. 궁극적으로영적인 문제들은 오직 마음을 통해서만 풀릴 수 있다는 것이 마하리쉬 선생님의 가르침의 기본 전제였기 때문에 육체부터 신경쓰는 수행 방법에 대해서는 항상 반대의 입장을 취하셨다는 글을 보면서 자연스럽게나는 요가를 왜 하는걸까?’라는 질문이 마음 속에 떠올랐다. 꽤 진지하게 생각해봤는데 단순히 건강을 위해 운동적 차원에서 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진아를 깨닫기 위해서라는 엄청난 목표를 설정해 둔것도 아닌 것 같고... 내가 요가를 하는 이유는 그 두 목표 사이 중간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다. 아사나 수련을 하는 것은 종종 힘들지만 꽤 자주 즐겁고 재밌다. 내 몸이 어떻게 연결되어서 움직이고 작동하는지 알아가는 것도 큰 기쁨이다. 그리고 호흡에 집중하면서 다른 생각을 잊고 매 순간에 몰두할 수 있는 경험도 소중하다.

 

문제는 아사나에 집착하게 되면서부터인 것 같다. 요가를 좀 더 잘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애씀(혹은 노력)과 아사나에 집착하는 것. 어디까지가 애쓰는 것이고 어디서부터가 집착인지, 그 경계선을 어디다 그어야 할지 종종 헷갈린다. 아사나가 수련을 하는 이유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특정 아사나가 안 되면 속상한 마음이 들고, 남과 나를 비교하고, 나도 어떻게든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곤 하니까. 아마도 아직 나는 그 둘 사이의 선을 계속해서 넘나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요가 수련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어려움을 겪게 되고, 그렇게 되면육체가 곧 나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마하리쉬 선생님도 하타 요가를 반대하신 것이 아닐까 싶다.

 

자아탐구의 길은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그 의문이 일어나는 근원으로 몰입하여 마침내 마음의 세계를 벗어난 진아에 이르는 길이다. (p. 59) 밖으로 향하려는 마음의 습성이 남아 있는 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p.144) 책에서 사람들이 어떤 질문을 했을 때그런 생각을 하는 나는 누구인가?’라고 마하리쉬 선생님께서 되묻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그래서 나도 최근 수련을 하면서 어떤 감정이 올라오거나, 딴 생각이 들거나, 아사나를 해내려고 용을 쓰거나 할 때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누구인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 ‘잘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라고 질문해 보았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렇게 질문하는 순간 그 생각이 사라지는 게 아닌가! 물론 곧 또 다른 생각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짧은 순간이나마 머릿 속 생각도, 감정도, 아사나도 곧 내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수련을 함에 있어 비본질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자아탐구가 아사나 수련에 줄 수 있는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과련 이 생에 진아를 깨닫는 엄청난 과업을 조금이라도 이룰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진아는 나의 본질이고 나는 그것을 덮고 있는 잘못된 생각들을 걷어내기만 된다는 마하리쉬 선생님의 이야기에 따뜻한 격려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나는 내 육체가 아니고, 나는 내 생각이 아니라는 그 가르침을 오랫 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요가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아사나 수련이 진아를 깨닫는 궁극의 방법은 아닐 수 있으나 내가 좋아하는 수련을 잘 그리고 제대로 함으로써 진아를 향해 내 자신을 더 가까이 데려가고 싶다. 마하리쉬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매일매일의 행위 속에서 잘 보지 않으면 언제 제대로 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