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00초 수업을 마치고




 윤 혜 영(인권교육 온다 활동회원)

 



안성에 있는 00초등학교 수업은 시작부터 조금 특별했다.

거의 1회성 수업에 그치는 인권 수업을, 1주일마다 8회기 동안, 장장 2달 동안이나 반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만나다 선생님 말처럼 이렇듯 긴 호흡으로 이어가는 수업은 꼭 필요하고, 나에게는 이런 기회가 처음이다 보니, 꼭 함께하고 싶어서, 일단 다른 수업들을 미뤄두고, 온다 선생님들과 함께 해 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막상 시작은 하였지만, 이렇게 긴 시간동안 진행해 본 적이 없다보니, 수업을 어떻게 짜야할지도 막막하고, 한국어로 소통이 안되는 친구들이 반마다 2~3명씩은 된다고 해서, 이 친구들과 어떻게 함께 하여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가장 가르치기 어렵고 자신 없는 저학년 친구들은 만나다 선생님이, 2.3학년은 여름 선생님이, 그리고 그나마 말이 통해 하기 쉬운, 5.6학년은 내가 맡기로 했다.


제일 먼저 수업을 하신 만나다 선생님께서 학교의 사정을 미리 알려주셨다.

언어와 글이 안되는 친구들이 많으니 소외되는 학생이 없게 잘 살펴달라는 것과, 교사분들이 외부 교육활동에 익숙하셔서 적극적이지도 소극적이지도 않은 태도를 보이신다는 점이 었다.

준비물부터 교육일지 작성에 이르기까지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피며, 다른 강사들을 배려하는 온다 선생님들의 모습은, 각자의 분야만 맡아서 프리랜서로만 일했던 내게는 고맙기도 하고, 인상적 이었다.




드디어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첫 만남은 늘 떨림과 기대를 동반한다.

다음 시간에도 계속해서 만날 친구들이라 반 친구들의 이름을 다 외울 기세로 시작했으나, 머리의 한계와 얼굴과 이름의 미스매치로 쉽지 않았다.

변명밖에 되지 않겠지만 이때의 강의 일정이 너무 빡빡하게 잡혀 있었던 것도 한몫 했던 것 같다. 여유가 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들의 눈은 언제나 정직하게 반응한다.

내가 재미없으면 아이들도 재미없다.

강의식 수업에 익숙한 나의 수업에 한계를 느끼고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급하게 수업준비를 하며 진행하던 중, 만나다 선생님이 다국적 평화교육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초청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좋은 생각이라 흔쾌히 허락했고, 이주민 센터의 돌멩이 선생님과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돌멩이 선생님의 수업은 처음 진행부터 나와 달랐다.

반 아이들이 러시아어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아시고, 러시아 인사말과, 무지개의 각각의 색깔, 가위 바위 보 등을 러시아어로 공부해 오셨다.

선생님의 러시아어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러시아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아 반 친구들에게 러시아 말을 가르쳤다.

그러자 그동안 말을 하지 않았던 러시아 친구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고, 교실은 금세 재미있는 놀이터가 되었다.

수업은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었다.

한 친구도 배제되지 않는 것.

모두가 존중받는 경험을 해 보는 것.

나는 그동안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쓸데없이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했던 나의 태도가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함 많은 나를 따라주고 사랑을 쏟아준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마지막 수업에는 지금뿐만 아니라 커서도 아이들의 인권을 지켜주는 어른이 되기를 다짐하며, 한 친구씩 악수와 함께 눈인사를 나누는데, 그동안 친구들과 정이 들었는지 아쉽고, 마음 한쪽이 저려왔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급하게 함께 가위질을 열심히 해주시고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마음 따뜻한 만나다 선생님, 도장을 만들자는 제안과 함께 직접 도장 재료를 구해다 주고, 따로 시간을 내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까지 가르쳐 준 여름 선생님,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돌멩이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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