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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인권교육 바람곶

[학교인권교육] 교문을 나서며 뭐지, 이 느낌?

교문을 나서며 뭐지, 이 느낌?

- 안양 00중학교 인권교육을 마치고





작년 11월에는 12월 인권교육을 문의하는 학교 전화가 많았는데 이유인즉 1210일 세게인권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짧고(1시간교육), 굵은(전교생대상) 교육의뢰이기에 나름의 교육원칙인 반별 교육, 일회성 교육의 효과없음에 대해 설명하고 내년에 미리 기획하여 반영해서 의뢰해주십사 안내하곤 했다. 그 즈음 안내를 았던 학교중 유일하게 전학년을 대상으로 교육의뢰를 한 학교가 바로 안양에 있는 00중학교였다.

00중학교 인권교육을 하러 가는날...폭설이 내렸다. 그 폭설을 뚫고 들어간 학교는 몇 년간 지원하는 학생이 줄어 빈교실에 눈에 띄었다. 쏟아지는 눈발속에서 수업시작 종이 치기 직전까지 몇몇의 학생들의 눈사람 굴리기, 눈싸움하는 모습이 정겹기도 했다.





오전에는 1학년, 오후에는 2학년 학생들과 함께 스티커 게임으로 살짝 분위기를 올린후 모둠작업으로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았던 차별을 빙고게임으로 진행하였다. 처음엔 어디까지 써야 할지 망설이던 학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한칸 한칸 채워나가며 나만의 경험이 아닌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 겪게 되는 집단의 경험임을 확인하며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잠시 쉬는시간을 갖고 공통되게 나왔던 차별의 키워드를 하나씩 적어가기 시작했다.






성적,나이,학년,외모,연애,복장등 그동안 다른 학교에서 나왔던 차별의 키워드들과 별반 차이는 없었으나 그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교실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실제 반별교육과 진행 횟수만큼 참여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분위기 마련도 중요한데 00중학교의 참여자들은 우리의 우려보다 대체로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나누며 왜 우리는 차별받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자연스레 넘어갔다. 모둠별 생각을 나누며 나만의 문제나 경험이 아닌 때로는 연약,불쌍해서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때로는 미래의 꿈나무라는 이름의 대견한 존재로, 때로는 위험하고 충동적인 두려운 존재로 시시각각 바뀌어 가는 우리 사회의 차별적 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차별의 속성을 이해하기 위한 ppt자료 정리는 뭔가 지루하거나 재미없을 거라는 낮은 기대감을 응답하라 1988’과 같은 영상활용으로 흥미와 집중을 높였고 인권너머 본부에서 만든 학교인권실태 자료는 공감과 공분을 나눌 수 있었다. 00학교의 교육은 그리 긴 시간은 아니였지만 오랜만에 교문밖을 가볍게 걸어 나올 수 있었다.

요즘 학교인권 교육을 다니다 보면 당황스러운 상황을 당하는데 이런 경우다. 진행자를 소개하고 난후 너희 말 안들으면 여기 선생님한테 벌점주라고 할거야.’라는 협작조의 말을 남기고 떠나는 교사부터, 학교방침이라며 교실을 떠나지 않고 지켜보던 교사가 모둠 토론에 참여해 훈시하시거나 떠든다고 학생들을 벌주는 경우, 교실문을 들어갈 때 누구지의 표정으로 인권교육 안내조차 받지 못한 경우등...

인권교육의 출발은 준비한 교육프로그램 이전에 교육 참여자로서 존중받는 일상으로부터 시작됨을 다시한번 곱씹게 된다.  


만나다(인권교육 온다 상임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