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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인권교육 바람곶

인권경영이 아닌 인권에 기반한 사회복지 현장 만들기

인권경영이 아닌 인권에 기반한 사회복지 현장 만들기

 

그린(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장면 1 한번으로 끝나는 교육은 이제 그만!

 

22년도 하반기 경기복지재단에서 연락이 왔다. 전화기 너머 들려왔던 이야기 중 한 번의 교육으로 끝내지 않으려구요.’ 제일 인상 깊었다. 우선 자세한 것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다. 온다 사무실에서 사업담당 선생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업관련 계획안을 처음 봤을 때 장면이 떠올랐다. 신선했고 반가웠고 그 동안 온다에서 고민했던 지점들이 녹아져있었다.

종이 안에 글씨들이 살아있는 듯 했고 생동감이 느껴졌다. 3년 동안의 시간을 두고 1년차(인권경영 이해), 2년차(인권경영 체계구축 및 이해), 3년차(인권경영체계 고도화) 시기별로 인권친화적인 시설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시도이다.

 

#장면 2 좋은 말인데요. 현실은...

 

인권친화적 시설만들기 사업 진행기관

온다에서는 이번 인권친화적 시설만들기 사업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1년차 기관과 매칭되었다. 우리도 이렇게 긴 호흡의 교육은 처음(사회복지현장에서는) 기관에서도 처음이긴 마찬가지였다. 사업을 진행하기 전 기관별로 담당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담당자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기관이 처해있는 환경은 어떤지? 본 사업을 기관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는 충분히 공유했는지? 기관장님의 의지는 어떠신지? 등등 기관분석을 했다.

인권이라는 키워드가 사회복지분야에서는 이제 뗄 수 없는 핵심이자 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 인권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드리는지에 대한 관점의 차이다. 인권이 좋은 말이니까 인권이 많이 등장하면 기관평가에 도움이 되니까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

인권을 나의 일상과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인권이 페이퍼에 존재하는 좋은 말이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뜬구름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1년차 기관과 만날 때 강조했던 점이 눈에 보이는 멋드러진 인권선언이 나오지 않더라도 긴호흡과 고민의 깊이를 넓혀보자는 제안을 드렸다.

 

경기복지재단 <기본 단계: 1>


지원사업 : 시설 내 사회복지종사자 등 인권보장체계 구축을 위한 인권의식 향상 프로그램
인권친화적 조직문화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
) 인권교육, 인권 책무 확인, 인권선언문 제정, 인권 관점에서의 조직진단 등

온다에서도 기관과 협의를 해나가면서 경기복지재단에서 잡았던 목표지점을 확인하면서 활동을 만들어갔다. 특히 인권에 대한 개념과 인권을 어떤 태도로 받아 안았으면 좋을지 감수성을 짚어주었다. 그리고 현재 우리 기관에 놓여져 있는 문제점을 조직진단을 통해 알아보았다. 결과는 기관마다 너무나 상이했다. 조직진단 결과는 좋게나왔으나 조직 분위기가 그렇지 않은 기관이 있었고 어떤 이야기도 겉에서만 맴도는 기관이 있었다. 반면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를 터놓고 고민을 나누는 기관도 있었다. 비슷하게 나왔던 이야기는 인권 좋은 말인데 현실과는 너무 먼이야기 같다. 여전히 인권이 모호하다라는 말이 나왔다. 눈에 보이는 것, 빨리 뭔가 변화되는 것에 익숙해진 상황이 인권을 대할 때도 뭔가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면 별것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장면# 3 서로 돌보고 돌아보는 관계

 

몇 차례의 만남 속에서 기억되는 장면이 있다. ‘지금 사회복지종사자들의 고민은 무엇일까?’,‘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이번 사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인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왜 자유롭게 말하지 못할까?’,‘말하는 장이 되려면 무엇이 변화되어야 하나?’

우선 인권경영이라는 말을 인권에 기반한 사회복지 현장만들기로 전환해보자. 경영하니까 뭔가 매뉴얼대로 체크해나가고 과제를 해치우는 느낌이 든다. 다른 말로 하자만 인권과 경영이라는 말이 안 어울린다.

우리는 알고 있다. 뚝딱 매뉴얼하나 만든다고 현장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왜 그렇게 매뉴얼과 지침에 기대고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우리 사회가 서로를 신뢰 할 수 있게 만드는 바탕이 못 되어주어서 그런건 아닐까? 서로의 관계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쓰임새 여부를 떠나 매뉴얼이라도 있는게 위안이 되는 것 같다. 물론 매뉴얼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매뉴얼을 왜 만들어야하는지? 어떤 내용이 담겨야하는지 사전에 공감대와 충분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 서랍 속에만 존재하는 매뉴얼이 되지 않게 서로 돌보고 돌아보는 연습을 했으면 한다. 지금 내가 그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2023년에도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인권친화적시설만들기 사업 진행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