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중심으로의 전환, 무해한 말들을 넘어 정치적 전망으로.
-인권교육온다 와플
코로나 이후 돌봄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지만 돌봄가치와 확장의 논의보다 돌봄공백을 정치적으로 메꾸려는 시도만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마련한 '돌봄의 무해한 말들을 넘어 정치적 전망으로'이란 주제로 열린 교육공동체벗여름 연수회에 다녀왔습니다.
8월6일
연구자는 자본주의 경제 성장으로저항하는 돌봄과 돌보는 저항 | 채효정
- 돌봄 논의의 재구성을 위하여
학교와 정의로운 돌봄/운동 | 조한진희
- 교사 중심의 돌봄 논의를 넘어 새로운 연대를 만들기
8월7일
계속 실패할 수 있을까? | 이진희
- ‘서로돌봄’을 향한 갈등과 도전
폐허 속에서도, 사회적 돌봄을 그려 본다면 | 한낱
- 가족 너머에서 곁을 조직하는 사람들
8월8일
돌봄이 짐이 되지 않으려면 | 조기현
- 능력주의와 공정을 넘어서는 교육
취약성을 고백해도 괜찮을까 | 보란
- 돌봄이 불가능해 보이는 학교에서, 그럼에도
일정상 첫날과 마지막날 참여했습니다.
첫날은 돌봄을 둘러싼 사회적 구조와 정치적 흐름에 따른 돌봄의 효용성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발표자 채효정은 인간이 생산과 효율을 중요시하게 되면서 어떻게 돌봄을 소외시키는지 발표했습니다. IMF이후로 여성은 맞벌이를 하며 노동과 돌봄을 동시에 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과 돌봄의 당사자조차 그것이 부당한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죠. 결국 자본주의 경제성장이 돌봄노동을 비가시화하며 보이지 않게 착취해 온 겁니다. 이를 알아차린 여성들의 크고 작은 저항들은 돌봄의 위치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돌봄은 만나야 하고 관계를 형성해야하는데 지금 자본주의 사회는 자기와 타인을 혐오하며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합니다. 연구자는 돌봄의 무해함을 넘어 위협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정치적인 언어로 나아갈 발돋움을 마련합니다. 과거 인도의 자코운동과 미국 블랙팬더당의 아침급식운동,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오월광주에서 나눈 주먹밥 운동, 밀양 할머니들의 투쟁 등 다양한 선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를 참고하여 돌봄이 정치적인 힘을 갖기 위해 돌봄의 그물망을 짜는게 필요합니다. 저항과 돌봄의 공동체로 새 판을 짜자는 연구자의 마무리는 그저 순한맛 따스하게만 느껴졌던 돌봄이란 단어에 힘을 불어넣는 이야기였습니다.
발표자 조한진희는 빠르게 소비되는 돌봄이슈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돌봄의 진정한 가치를 알지 못하고, 우리사회가 담고있는 문제점과 고민을 두텁게 갖지 않을 때 돌봄은 또다른 누군가에게 전가되기 쉬운 행위가 됩니다. 발표자는 돌봄을 개별 서비스나 정책에 한해 제한적으로 다루어 탈성별화로 나아가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돌봄을 '운동'으로 전환시킬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돌봄이 전방위적이고 총체적인 담론을 거치지 않은채 국가에만 일임하는 것은 자칫 우리가 몸으로 해야하는 역할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지점으로 남았습니다.
마지막 날 발표자 조기현과 보란은 본인의 경험을 통찰한 돌봄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기현작가는 조기인지증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는 영케어러로, 보란교사는 중학교 교사와 가정에서 영케어러로 닮은듯 다른 돌봄을 이야기 했습니다. 돌봄의 토대가 취약함이라 한다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서로다른 취약함으로 돌봄의 토양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모두가 겪는 돌봄의 서사는 저마다 다릅니다. 그러한 서사를 경험하는 사람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입니다.
돌봄의 이론도 중요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취약함을 꺼내놓는 것 만으로도 취약함의 보편성이 인권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두분의 이야기는 돌봄의 정치적이고 전략적 접근을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활동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럼후기] 재난참사 피해자의 권리와 지자체의 역할 (0) | 2024.09.30 |
---|---|
[후기]아리셀 희망버스 (0) | 2024.08.25 |
학생은 인권이 제한되어도 된 단 말입니까?? (0) | 2024.07.08 |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는 학생인권법 제정 촉구서명(5.10~5.27) (0) | 2024.05.15 |
[후기]경기도 인권시민활동가 연대회의 (0) | 2024.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