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고등학교 인권주간 ‘기후위기와 인권’ 교육을 마치고
인권교육 온다 활동회원 성연
세계인권의 날을 기념하며 인권 주간을 설정하고 학습과 체험을 펼친 학교가 있다. 용인 흥덕고등학교가 인권 주간의 일환으로 ‘기후위기와 인권’을 주제로 한 특강을 인권교육 온다에 요청하였다. 세계인권선언을 되새기고 일상에서 인권을 마주하는 과정이 학교에서 특별주간으로 진행한다는 사실이 반가웠고, 특히 기후위기와 인권을 연결하는 내용으로 학생들과 함께 하는 기회가 소중했다. 소중하게 반가운 계기이지만 막상 마음은 편지 않다. 청소년기를 너무 멀리 지나온 사람이 갑자기 찾아와서 하는 말이 와 닿을 리 있겠나해서. 요즘 청소년들의 감각과 생각을 주요하게 담아내고 고민해오지 않았던 정황에서 풍겨내는 거리감이 즉각 느껴질까봐. 학교로 가는 교육은 늘 기대감과 함께 두려움을 안고 가게 된다. 인권교육 온다는 올해 장안고등학교 1,2학년과 인권교육을 진행했고, 온다가 참여하는 수원민주시민교육협의회 빛길과 함께 신영초등학교 4학년 3개 반의 기후정의 수업을 진행한 바 있다. 많은 고민을 안고 사전 준비가 필요한 과정이다. 특히 학교와 교사들과 목표와 후속과정들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정도에 따라 성과와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흥덕고 1,2학년 학생들 중 신청자 30명을 사전 모집하였다 한다. 최근 학교에서는 기후위기를 수업이나 활동으로 전개하고 있어서 기후재난과 전지구적의 위기 상황을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 학교에서 신청학생들의 사전 질문을 받아주셨는데 역시 순간적으로 생겨난 고민과 의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기구의 역할은 어떤 것인지, 현재 인권 교육의 방향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와 앞으로의 개선점, 인권은 세계 모든 국가에서 똑같이 적용되는지, 인권단체로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가고 있는지와 같은 인권의 질문들.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공동체적 측면의 이점,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행하고 있는 탄소중립 제도의 실효성, 기후위기와 인권의 연관성 등의 기후위기 관련 질문들. 이 질문들을 수업 당일에 전달받아서 아쉽고도 다행이었다! 기후위기 관련 질문들은 대부분 교육 내용 중에 담아져 있었지만 인권의 질문들은 사전에 받았어도 시간의 부족으로 설명되기 어려웠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삶의 조건을 파괴하는 생존의 문제이자 공동체를 위협하는 문제이다. 인간답게, 존엄한 삶이 파괴되는 재난을 맞닥뜨리고 있다. 이익과 피해가 사유화되어진 체제에서 불평등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동되고 있다, 탄소배출은 북반구 나라들에서 집중되었지만 기후위기의 피해와 삶의 취약은 남반구 국가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상위 소득인구 10%가 전체 탄소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해왔지만 빈곤층‧여성‧아동‧노인‧장애인‧이주민‧난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삶의 기반을 흔들린다. 그 책임과 피해의 양상은 불평등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함께 해결해야하는 점에서 기후위기는 인권과 연결된다는 점을 안내하였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더 깊고 길게 나누어야 하지만 특강이라는 형태에서는 늘 시간의 부족이 아쉽게 매달린다. 청소년 기후소송이나 기후정의행진, 우리 지역의 다양한 활동들을 급하게 언급하며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수원에너지협동조합이 함께해주셔서 다양한 자가발전과 태양광 충전의 생활품을 전시‧체험하는 코너를 펼치고, 실생활에서 에너지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주셨다. 협동의 시너지를 기억하자!
청소년들 앞에 설 때, 늘 죄송하다. 기후위기를 가속시킨 기성세대가 태어남과 동시에 재난과 피해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세대에게 대응과 적응을, 불평등을 이야기해야 하다니. 물에 잠기는 국토를 떠나는 40여 년간의 이주 계획이 시작된 투발루 시민들과, 폭염‧혹한 속에서도 생계를 이어가는 옥외노동자들과, 꿀벌을 비롯한 사라지는 비인간생명들을 기억하고, 그래도 이 모든 기후위기 속 취약한 존재들과 정의롭게 연대하자고 손 내밀고자 강단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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