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진정한 휴먼시티가 되려면

: 수원시 인권토론회 참여 후기

 

 

아샤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세계인권선언 제 28

모든 사람은 이 선언에 나와 있는 권리와 자유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는 사회체제 및 국제체제에서 살아갈 자격이 있다.

 

30조로 구성되어 있는 세계인권선언에서 사람들은 보통 관심을 가지는 것은 개별 권리를 나열한 제 27조까지입니다. 그러나 각각의 권리들이 실현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을 강조하는 제 28조도 개별 권리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권친화적인 사회체제와 국제체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각각의 권리가 제대로 존중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수원시 인권기본조례는 세계인권선언에 나와 있는 권리와 자유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는 사회체제를 보장하는 근거, 즉 수원시민들의 인권을 더 폭 넓게 존중하고, 다양한 인권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관련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원시에서 진행하는 인권기본조례 전부개정 토론회에 토론자로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나선 이유입니다. 여기서는 토론회에 제출했던 토론문을 기초로 하여 토론회 참여 후기를 간단하게 나누려 합니다.

 

이번 수원시 인권기본조례 전체 개정안을 봤을 때, 전체적으로 든 느낌은 다른 지역의 조례와 비교해 딱히 빠진 내용은 없으나 수원시 인권기본조례만의 특징 혹은 방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수원시의 특징, 현재 상황, 특히 쟁점이 되는 인권 이슈 등을 고려하여 좀 더 수원시 조례만의 특징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추가하거나 별도의 장으로 구성하여 그것을 강조하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수원시가 주력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인권영향평가인데, 서울특별시 성북구 인권증진 기본조례처럼 인권영향평가를 한 장으로 구성(구조)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거나 단순히 정책이나 공공시설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공무원조직이나 조직문화나 근무환경 등(내용) 등에 대해 영향평가를 실시함으로써 공무원들부터 인권을 단순히 또 다른 업무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밀접한 가치로 인식시킬 수 있도록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혹은 인권교육 부분에서 수원시 산하 각종 위원회의 위원들도 인권교육을 받게 하여 위원회의 운영이 좀 더 인권친화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수도 있겠지요.

 

두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인권위원회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과연 인권위원회에 주어진 위상과 권한이 충분한가?’가 핵심이죠. 위원회의 위상과 권한은 비단 수원시 인권위원회에서만 나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원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의 각종 위원회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이 위상과 권한입니다. 위원회에 실질적인 권한이 없으면 그냥 시정의 들러리 역할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심의·자문으로 제한된 위원회의 역할을 심의·의결로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의견이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이 마련하는 것도 필요해 보였습니다. 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만큼 위원회를 제대로 구성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요, 저는 전문가(특히 법률가) 위주의 구성을 벗어나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위원회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길이자 민관협치를 활성화하는 길이기도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인권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 특히 인권단체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경기도청이 위치하고 있다는 특성 상 수원에는 다른 도시보다 많은 수의 시민사회단체(인권 문제 전반을 다루는 인권단체 및 특정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이슈를 다루는 인권단체 포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 인권지표개발 등 인권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단순히 조례에만 명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떻게 의견을 청취하고, 함께 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와 더불어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를 단순히 불편한 것, 참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지 않고, 인권정책을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하고, 적극적 조치가 담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본계획에 대한 연간 시행계획 평가를 시민들에게 공개한다거나 인권센터의 진정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개시하고 홍보하는 것들을 할 수 있겠지요.

 

조례의 문구만 본다면 수원시의 조례안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인권보장과 관련된 시스템으로만 본다면 다른 지역에 비해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질적인 운영에 있어 과연 수원시가 시스템 구축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가라고 하면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것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의 협력, 견제와 비판을 수용하는 것이 필요한데 지금껏 그런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결국 제도를 만들고, 시행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고, 때로는 비판도 하면서 함께 만들고, 실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란과 혼란이 두려워 소통을 멈춘다면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권조례뿐만 아니라 인권기본계획의 수립과 시행의 과정에서 시민단체 및 시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수원시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휴먼시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인권교육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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