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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

[인권옹호자회의]인권옹호자회의에 다녀왔습니다.

인권위는 2018년부터 인권옹호자가 한자리에 모여 인권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인권옹호자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난 6 21-23인권옹호자들의 소통과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전국의 인권단체 활동가와 인권위 직원등이 모인 <2023 인권옹호자회>에 온다도 참여했습니다.

 

인상에 남는 몇가지 장면

<인권현안별 모임>

기후위기, 차별대응,인권교육,지역인권 4가지 현안중 2가지를 선택해 각각 40분의 시간동안 발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요, 온다의 그린 활동가가 '인권교육'분야를 맡았어요. 현재 인권교육의 흐름과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인권교육 업무현황을 들은 뒤 참여자와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0분의 시간은 문제를 꺼내놓는것만으로도 부족한 시간이었어요.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인권교육의 문제를 듣고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부여하는 인권강사 자격기준에 의문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시간상 더 논의를 이어갈수는 없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풍성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제주 평화기행>

"한 공동체가 깨지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는가 말이야. 이념적인 건 문제가 아니야. 거기에 왜 붉은색을 칠하려고 해? 공동 무너지고, 누이가능욕당하고, 재산이 약탈당하고,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친구가 고문당하고 씨멸족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항쟁이란 당연한 거야. 이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서 항복하고 굴복해야 하나? 이길 수 없는 싸움도 싸우는 게인간이란 거지."(현기영, 소설가, 제주작가 22호)

 

말로만 듣던 다크투어를 이번기회에 해보았습니다. 비가올까, 너무 더울까 걱정했는데 비도 오지 않고 너무 덥지 않아 걷기에 충분한 날씨였습니다. 성산일출봉 해안가의 진지동굴부터 성산읍 희생자 추모공원인 터진목까지 걷고 들었습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묻힐뻔한 이야기를 세상밖으로 끄집어 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제주도민만의 것이 아니죠. 혹시 나중에 시간되시면 꼭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듣지 못했더라면 알지못했을 제주 4.3이야기는 함께 기억하는것부터 시작입니다. 

 

지속가능한 인권활동을 위하여(1)(2)

저연차활동가들의 통통튀고 열정담긴 이야기는(저도 저연차인데..^^;) 힘도 나고 도전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살만하니깐 활동하냐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살만해도 살만하지 않은 삶이라 활동을 하고 있단 말로 이어집니다. 종종 내가 무엇때문에 이자리에 있는지 생각할 때 몇가지 이유들이 떠오르는데요. 아마 저도  '살만해도 살만하지 않은 삶'이 그 이유 중 하나라 그런거 같습니다.

 

얼마전 은퇴한 전 전장연 사무총장 박옥순활동가의 이야기는 그분의 모토처럼 따뜻하고 명료했습니다. 돌봄과 인권을 떠올릴 때 따뜻한 정의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만남과 연대>

인권 활동가와 기관 종사자의 만남은 초반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오가며 눈인사를 하는사이 조금씩 가까워지기도 했습니다. 비대면 시대에서 대면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죠. 저희조 같은 경우는 모임을 마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눌때서야 서로 감상과 인사를 주고받으며 좀더 이야기 나누지 못한것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어요. 

 

알지 못했던 사람, 알던 사람, 알고 싶었던 사람들 모두가 함께 모여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깊고 풍성한 논의를 하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디에선가 같은 고민으로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것만으로 연결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규식 활동가와 만남>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순간은 '이규식의 세상 속으로'의 저자 이규식 활동가와 만남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이분의 활동을 통해 양방향 엘리베이터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요, 글속에 삶이 활활 살아있다는 게 어떤지 감각할 수 있었습니다. 글의 초반에는 "펑펑 울었다"는 단어가 많이 나와요. 펑펑 운 이야기는 대부분 시설에서 느낀 감정입니다.

탈시설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이규식 활동가에게 생겨난 자유의 감각은 천사를 전사로 바꿔놓았습니다. 

변하지 않을거 같은 세상에 자신의 몸을 던지며 조금씩 장애역사에 변화를 이뤄온 이규식의 이야기는 진흙 속의 진주같습니다. 살아있는 장애인권의 역사 이규식 활동가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