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 경계에 선 사람들.
'미묘하고 긴밀하게 알아차리기'
온다상임활동가 와플
모종합사회복지관으로부터 경계지능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으로 인권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경계지능청소년은 장애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비장애 청소년들의 학습의 진도와 다른 속도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더 큰범주에서 느린학습자로 불리기도 하고 때론 장애진단을 받기도 합니다. 장애와 비장애 사이에 있는 그들은 말그대로 경계에 선 사람들입니다.
그동안 시설이나 복지관에 있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을 주로 만났기에 경계청소년은 다소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처음 만남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권에 관한 감각을 알아보고자 인권에 관한 몇가지 이야기를 물어봤습니다.
“인권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건장한 체구의 학생은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죠‘라고 답하지만 교육 중 인권을 침해하는 사람은 폭력을 써서라도 때려 눕혀야 한다며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차별하면 안된다는 말이예요.” 어떤 학생은 코를 파며 빤히 저를 쳐다보며 대답했습니다.
<저마다 필요한 교육이 있다>
시설장애인을 만나면 사회와의 접촉과 경험이 많지 않아 참여자에게 맞는 단어를 고르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경계지능청소년은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 또다른 환경에서 삶을 경험하고 있기에 사용하는 언어의 범주가 다릅니다. 복지사님에게 참여자들의 특성에 대해 최대한 알려달라고 부탁 드리니 보호자가 작성한 신청서를 보내주었습니다. 성격부터 행동적인 특성, 장래희망까지 세심히 적은 글들을 보니 이들은 가정에서 어떤관심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육의 가닥을 잡았습니다.
<교육목표:>
이번 교육은 4회차지만 한번에 50분이라는 시간동안 최대한 서로를 알아보고 인권을 감각하기 위한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교육구성은 자신을 소개하고 나의 감정과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가는 것의 의미. 인권을 왜 배워야 하는지, 권리에 대해, 경계와 존중’을 네 번에 걸쳐 이야기 했습니다.
이번교육의 최종 목표는 친구에게 자신의 짝꿍을 소개하기 위한 빌드업을 쌓아보았습니다.
짝꿍을 소개하는 시간은 서로 인터뷰를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름과 발사이즈와 같은 질문과 함께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말을 듣고 싶어하는지 듣기 싫어하는지 서로 질문하고 대답한 시간을 가진 후 앞에서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중에 한 학생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00이는 '너 같은건 태어나지 말았어야해'라는 말을 듣기 싫다고 합니다."
감정이입이 되어 정말 속상했겠다고하자 00학생이 대답했습니다.
"같은반 아이가 그렇게 말하는데 저는 신경쓰지 않아요. 그친구가 하는 말은 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엄마가 그런거 신경쓰지 말라고 했어요."
경계청소년들을 만나며 그들에게 붙은 경계라는 말이 사각지대로 여겨졌습니다. 학교와 사회에 함께 머물지만 진정한 구성원으로 속하기 어려운 이들의 환경이 그들이 이야기를 들으며 그려졌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로 인해 우리안과 밖의 경계가 희미해지면 좋겠습니다. 희미해진 경계를 알아치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차이를 알아보는 미묘하고 긴밀한 감각입니다. 이러한 감각은 만나야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교육도 방학중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예정이란 담당자의 말에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서로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이런 프로그램이 더 자주 생겨 다양한 사람들이 만날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활동 소식 > 인권교육 바람곶'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노인인권교육후기] '내 나이가 어때서' (0) | 2025.06.20 |
|---|---|
| 시나브로 만드는 평등한 사회복지현장 (0) | 2024.12.23 |
| [교육후기] 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1) | 2024.09.29 |
| [교육후기]뛰는게 제일 좋으려면 (0) | 2024.06.19 |
| [요약 및 후기]2024비판사회학회 봄학술대회 '혐오의 수사학 혹은 철학' (0) | 2024.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