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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

[후기]'추앙도 혐오도 아닌'어린이의 자리

교육공동체 벗 '어린이의 자리' 셋째날 사진

                                             

                       

추앙도 혐오도 아닌 어린이의 자리는 어떤자리일까.

 

                                                                                                                           온다 상임활동가 와플

 

교육공동체 벗 겨울연수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주제는 '혐오도 추앙도 아닌 어린이의 자리'였습니다. 지난해 만난 어린이 관련 종사자들을 기억하며 조금이라도 더 어린이를 이해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발견하고자 3일에 걸쳐 참여했습니다.

 

2월11일

1부 문화와 어린이 

첫시간은 김지은 아동청소년 평론가의 달라진 어린이의 위상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귀여움이 대세인 시대에 귀엽게 비춰져야하는 아이들이 귀엽지 않을 때 아이들은 틀린 존재로 분류 됩니다.  잼민이, 초딩, 노키즈존의 등장과 함께  어린이는 혐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아파트와 일반주택으로 대비되는 주거지는 접근성의 격차로 이어져 아이들은 놀이터 원정을 떠나야 합니다. 아이들의 놀권리는 자본주의의 흐름을 타고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은 세상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곳은 점점 없어집니다. 이런상황에 책은 아이들이 언제나 달려와야 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함과 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이후시간은  아동문학안에 어린이란 존재가 어떻게 논의되어 왔는지와 구체적인 어린이를 이야기를 했습니다.  90년대 이후로 어린이를 보편적인 존재로 정체화 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좋은 동시를 쓰자고 할 때 정작 어린이 독자는 고려되지 않은 점도 지적 했습니다.

 

2월12일

2부:장애, 그리고 어린이

둘째날은 장애어린이의 정체성, 교육적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구체적인 어린이를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장애를 가진 어린이를 떠올리기는 더 힘듭니다. 여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특수교육정책에서도 장애인 어린이들은 빼놓고 특수교육 정책을 이야기 합니다. 작가이자 특수교사 공진아는 학교안에서 경험한 장애를 가진 어린이에게서 발견한 기쁨과 장애, 비장애 어린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자폐아동을 양육하는 이수현교사에게 아이들을 양육하며 겪는 어려움과 더불어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가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해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습니다.

 

2월13일

3부:어린이 시민_내안의 존재를 옹하는 일, 자리가 없는 사람은 시민일까요? 

세 번째 날 여는시간은 배경내 활동가의 어린이라는 약자성과 현재의 나를 어떻게 연결지을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내안에 존재하는 어린이를 상기시키는것이 나이주의 고정관념을 넘어설 수 있는, 어린이를 아랫사람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지점임을 이야기 했습니다.

두 번째 시간은 희곡 '2014년 생'을 만든 송김경화 연출가와 그곳에 출연한 시원님이 함께 했습니다. '2014년 생'은 2014년도에 태어난 시원님이 세월호 생존자들과 이야기 하며 세월호사건이 남긴 질문을 던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날은 송김경화 연출가의 '2014년 생'을 찍게 된 동기와 과정, 이후 시민으로서 시원님의 일상과 세월호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들었습니다. 시원님이 들은 세월호사건은 스쿨존 어린이 보행교통사고, 퀴어축제, 학생인권조례를 경유하며 '자리가 없는 사람은 시민일까요?라는 또다른 질문을 만듭니다.  

"세월호는 너무 슬픈사건이었잖아요."  시원님이  잠깐의 공백을 만드는 동안 모두 숙연해졌습니다. 기억의 전승이라는 거창한 말이 한 장소에서 일어난거 같았습니다.

 

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다르게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다르게 사랑하는 법

감추는 법 건너뛰는 법 부정하는 법,

그러면서 모든 사물의 배후를 손가락으로 후벼팔 것

절대로 달관하지 말 것

언제나 아이처럼 울 것

아이처럼 배고파 울 것

그리고 가능한 한 아이처럼 웃을 것

한 아이와 재미있게 노는 다른 한 아이처럼 웃을 것

-최승자, <올 여름의 인생공부>중에서

 

이번연수에서 기억에 남는 단어를 적으라면 구체적인 어린이’, ‘동심천사주의입니다.  한없이 맑고 깨끗한 동심에 갇혀 아이들을 바라볼 때 구체적인 어린이는 사라집니다.

어린이를 좋아합니다. 어린이와 있으면 어린이가 아닌 사람들과 있을때 지켜야 하는 것들에서 해방되는거 같아요. 이제는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 한발 더 나아가야합니다. 저의 해방은 어린이의 해방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의 어린이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곁의 아이들을 더 자세히 보고 주의깊게 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린이가 겪는 진짜 어려움을 보고도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번연수는 제가 놓치고 있던 어린이를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