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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소식지 : 온수다

[이 한장의 사진]눈물버튼

 

 

곽정님이 딸에게 받은 멋진 케이크

                     

                                                                                                                     온다 활동회원 곽정(오리)

 

  이 한 장의 사진은 나에게 눈물 버튼이 되었다. 사람들은 언제 배움을 갈구할까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남동생의 대학 진학을 위해 인문고가 아닌 상고를 갔으면 하는 부모의 바램이 싫었지만 억울함을 드러내지 않으며 나의 결정인양 상고를 선택했었다. 80년대 후반까지도 여자아이가 많이 배워 무엇 하느냐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이런 분위기가 사라졌을까? 여성의 고학력은 남성의 기를 죽인다는 편견과 여성과 지식을 나누고 싶지 않은 이기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로 인해 여성의 배움에 대한 욕구는 무시되거나 순위에서 밀리곤 했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편입되며 자식을 낳고 엄마, 배우자, 며느리, 노동자, 딸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갖게 되지만 여전히 지식을 탐구하는 데에서는 뒤로 밀려난다. 나에게 늦은 배움은 사회구조가 여성의 삶을 통제하고 억압하려 했음을 자신이 겪었던 억울함을 설명할 수 있게 했다.

   2년간 애쓴 시간 안에서 동료를 만났고, 나를 만났다. 그것을 지켜봐 준 딸들이 준비해 준 축하 케익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눈물을 쏟아냈다. 나에게 이 배움의 과정은 오랜 숙제를 마무리한 느낌이다. 오랜 과제를 마치고 나니 한동안 멍함과 공허함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웠다. 다시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해준 것은 이 한장의 사진이었다.

   엄마가 멋있고 존경스럽다고 자신들에게도 힘이 된다고 딸들은 말한다. 엄마라는 위치를 떠나 한 여성으로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어나는 억울하고 불합리함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 경제적 여건, 고정관념, 여전히 존재하는 가부장적 지배문화등등 방해 요소는 차고도 넘치지만 그럼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지식을 탐구하고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축하하고 축하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