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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인권교육 바람곶

[인권교육 바람곶]왜 그림책과 인권교육을 고민하게 되었을까?

제로 웨이스트 상점 가치가게에서 

 

왜 그림책과 인권교육을 고민하게 되었을까?

 

여름(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작년에 수원의 한 다함께 돌봄센터에서 비교적 길게 어린이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어린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 16~20명 정도 되었다. 저학년 어린이랑 만나서 인권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상당히 쉽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교육을 할까 고민을 하다 결국 그림책을 함께 읽고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그래도 가장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그림책을 읽는 시간이었다. 예전에 자신이 읽어본 책이라도 누군가가 소리내어 읽어 주는 것을 더 좋아했다. 아는 책이 나오면 아는 척 한마디 할 수 있어 즐거워했고, 모르는 책이 나오면 결말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 하곤 했다. 그리고 몇 주 후에는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가져와서 읽어달라고 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을 그림책을 참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 해가 가고 2021년에 더 많은 어린이랑 그림책을 읽으며 인권에 대해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에 경기도 민주시민교육 공모사업으로 ‘그림책으로 만나는 신박한 인권세상’이라는 사업을 기획하였다.

우선 수원지역에서 민주시민교육, 노동인권교육, 성평등교육, 환경교육을 고민하는 선생님들을 모았다. 그리고 그분들과 함께 코로나 시대의 아동인권, 민주시민교육과 인권, 그림책과 인권이라 주제로 세 차례의 역량강화 워크숍을 기획했다. 15명에서 19명의 인권교육활동가들은 즐거운 토론을 벌였다.

 

첫 번째 주제, 코로나19시대의 아동인권은 청소년인권운동연대지음의 한지혜님이 함께 했다. 성인들이 아동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아동청소년의 의견이 우리사회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노키즈존과 청소년 노동 보호자(친권자) 동의서 등의 주제를 스펙트럼 토론 방식으로 논의하였다.

 

두 번째 주제, 민주시민교육과 인권의 교차성은 인권교육센터 들의 배경내님이 함께 했다. 민주시민교육과 인권교육의 알쏭달쏭한 경계에 대해,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알아보고, 인권 주제로 자주 다뤄지는 배려, 중립, 공정, 책임/의무가 인권의 언어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논의했다.

 

세 번째 주제, 그림책으로 만나는 인권은 어린이도서연구회 최은희님이 함께 했다. 그림책이란, 좋은 그림책의 조건, 어른을 위한 그림책,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고, 인권을 다룬 다양한 그림책도 소개 받았다.

 

세 차례의 워크숍이 끝나고, 방학과 하반기에는 5개 기관에서 5회기로 어린이를 만나서 그림책을 읽으며 인권교육을 진행한다.

 

그림책도 변화한다고 한다. 어린이를 계몽시키기 위한 그림책도 있지만, 어린이의 욕구를 반영한 그림책도 있다. 기존의 정상가족 모습을 담은 그림책도 있지만, 한부모 가족이나 이혼 가족을 다룬 그림책도 있다. 남성과학자 밖에 등장 안하는 그림책도 있지만 성별고정관념을 깨는 그림책도 있다. 그리도 다양한 유색인종이 어우러져 있는 그림책도 있다. 사회변화에 맞춰 그림책의 내용도 변화하고 있다.

 

최은희님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좋은 그림책에는 인권이 바탕에 깔려있다. 그래서 그림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인권에 대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좋은 그림책 한권이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인권교육보다 더 강렬할 수 있다.”

 

뭐니 뭐니 해도 그림책을 읽는 이유는 즐거워서 이다. 그림책 잘 모르는 어른들이 어릴 적에나 읽었을 그림책을 다시 손에 잡았다. 인권이라는 어려운 주제로 어린이를 만나는 시간이 그림책 덕분에 더 유쾌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