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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인권교육 바람곶

무지개 인권학교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무지개 인권학교

  

                                                                                                                     와플(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장애아동이 대부분인 00아동지역센터의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의뢰가 들어왔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에 다니는 초등학생들에게 장애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2회차에 걸쳐 나눌 수 있게 된거다. 첫회기는 학생들과 장애인권 전반에 관해, 두 번째는 사람책이란 주제로 장애인 당사자분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시간에는 장애의 내용을 은유적으로 담은 아나톨의 작은냄비로 문을 열었다. 아나톨은 떼어낼 수 없는 냄비를 가지고 다닌다. 냄비는 아나톨의 일부지만 아나톨은 그것으로 인해 친구를 사귈 수도, 마음껏 뛰어놀 수도 없다. 아나톨의 냄비는 누가 준 것도 자신이 원해서 생긴 것도 아닌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져 생겼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는 출발한다.

 

장애는 하늘에서 냄비가 떨어지듯 이유 없이 일어날 수 있다. 특별한 사람이 아닌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에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사는 현실의 격차는 어마어마 하다. 학생들이 장애 비장애인 간에 불평등한 삶의 구조를 짐작할 수 있도록 여러 예시를 보여주었다. 이후 그냥 물어봐라는 책으로 청각장애, 시각장애, 발달장애, ADHD등 다양한 장애인이 갖는 특성을 알아보았다. 지루할 수 있는 시간에 어떤 어린이는 몸을 밍기적 거리기도 했지만 어떤 학생은 시각장애인이 쑬 수 있는 도구가 그렇게 다양한지 몰랐다는 이야기도 했다.

 

두 번째 시간은 사람책이라는 주제로 구성했다. 사람책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다. 나와 그린, 여름은 사람책프로그램을 위해 수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찾아가 장애인 당사자분들을 만났다.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학생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 의논했다. 이미 다수의 교육 경험을 한 선생님들은 이야기 구상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기에 별 무리없이 진행되었다.

 

사람책을 진행하는 두 번째 시간에 어린이들은 미리 밖에서 기다리는 휠체어 탄 선생님을 위해 물을 갖다 드리기도 했다. 첫 번째 시간과는 다른 진지한 눈빛과 예의를 갖춘 학생들의 모습에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란 어떤지 배우는 시간이었다.

 

장애아동과 통합 운영을 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분위기가 달랐다. 장애인과 접점이 없는 어린이는 주변에  아는 장애인이 있냐고 물으니 언젠가 학교에서 한명 본 거 같다는 어렴풋한 기억을 이야기 했다.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학생들이 많은 센터는 익숙한 듯 교육을 들으며 자신들의 경험을 나눠주기도 했다.

 

2회차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몇몇 어린이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초반에는 흥미가 없었으나 유익하고 필요한 교육이었다는 소감문을 보았다. 초등학생 앞에서 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해보았다. 아이들 앞에서 이야기 할 때는 두번세번 내 언어를 걸러내야 한다.  장애인을 만나보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낯선 존재를 소개하고 친구가 될 수 있는 세상으로 안내하는 길이 쉽지 않았다.  좋은 다리가 되는 건 어렵지만 한명이라도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이 동한다면 그래도 힘을 낼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 되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