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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사진자료

[여행후기] 그립다의 '몰타' 여행 이야기

'몰타' 이야기

 

그립다(인권교육 온다 활동회원)

 

이번엔 몰타를 갈수 있을까? 남편은 언제부터인지 도서관에서 여행책을 빌려오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은 직장생활 25주년이 되면 안식년을 내고 1년 동안 쉴 계획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안식년을 내기로 한 해에 코로나19가 발생했고 나아질 거라 생각했던 것이 벌써 횟수로 3년이 되어 간다. 결국 남편은 내 종강 날짜를 여러 번 확인하고는 한달 정도 계획으로 벌써부터 몰타행 비행기표를 예약을 해놓은 상태였다.

떠날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중이어서 비행 항로가 변경되는 일도 발생했으나 다행히 71일 우리는 드디어 몰타행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에서 12시간을 지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고 3시간 웨이팅 후 트렌짓하여 몰타행 국내선을 탔다. 3시간정도 걸려 도착한 몰타는 공항부터 작고 아담했다.

몰타는 지중해 한가운데 이탈리아와 리비아 사이에 있는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시칠리아 섬 남쪽으로 약 93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3개의 유인섬인 몰타,고조,코미노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섬을 합쳐도 서울의 반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이다. 몰타는 유렵과 북부 아프리카의 중간에 위치해 있어서 지중해를 지나려면 거쳐야 하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세기 동안 다른 민족의 침략을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론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적 아픔이 있다. 그만큼 복합적 역사를 갖고 있다.

 

몰타의 수도 발레타는 도시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기도 하다. 그 나라의 역사는 여행의 재미를 더해 주는 중요한 길잡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준비한 만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온다면 푸른 숲도 없는 정말 재미없고 심심한 곳이 될 수 있는 곳이 몰타 일수 있다. 그런면에서 몰타는 기사단의 역사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 성 요한 기사단이 만들어 놓은 성들과 가톨릭의 영향을 보면 지중해 문화가 느껴지지만 영국 지배시 영향을 받아서인지 지중해에 있는 영국 같은 느낌도 있다. 암튼 최근 몰타는 한달 살기와 유럽 은퇴자의 천국으로 유명한 지역이라는 것에는 수긍이 갔다.

7월 몰타의 날씨는 한낮 30도 이상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씨지만 습도가 낮아 쾌적한 편이다. 해가 지거나 그늘만 가도 시원함이 느껴져서 한낮 더울 때는 일정을 박물관, 미술관등 공간 안에서 볼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잡고 아침 일찍이나 해질 무렵엔 걸어서 도시 주변을 여행하면 딱 좋다.

우리의 숙소는 발레타가 야경으로 보이는 슬리에마에 부띠그호텔(호텔과 콘도가 합쳐진 숙소형태), 멜리에하의 마리팀 안토닌 호텔, 고조섬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잡았다. 다양하고 좋은 경험이었지만 지금다시 간다면 몰타지역이 작아서 숙소를 한곳에 정해서 다니는 것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인트줄리안스

 

 

몰타의 주변 환경은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로도 알려져 있을 정도로 안전하다 밤에 어디든 다니면서 여행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금요일 저녁이면 지역마다 마을 연주대가 공연으로 흥을 돋는다. 여행객으로선 풍부한 볼거리 먹거리가 있어 좋다. 거기에 지천에 널린 아름답고 깨끗한 해변이 있어 더우면 어디서든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도 있다.

발레타의 밤
마을음악대 및 행사

특히 크루즈로 고조섬을 지나 코미노섬 북서쪽에 있는 블루라군에 갔을 때는 개인적으로 바다수영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그 깨끗하고 투명한 바다속에 어느새 들어가 헤엄치고 있는 나를 보며 이런 걸 즐길 수 있는 대자연에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몰타섬의 남쪽 해안을 따라가면 푸른 바다라는 뜻의 블루그루토(blue Grotto)가 있다. 이 동굴은 거대한 동굴형태의 아치와 여러 개의 인접한 동굴과 암석을 형성해서 아름다운 반사동굴을 형성하고 있다. 파다와 하늘빛과 동굴분위기로 신비한 느낌을 준다.

블루그루토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부비바에 있는 국립수족관에 갔을 때 였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한낮 더위를 피하려 겸사겸사 들린 곳이었다. 그런데 아쿠아리움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환경오염의 위험성을 알리는 전시관이 제일 먼저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전시 순서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몰타 사람들이 바다를 정말 사랑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도 이 수족관 안에는 주변 바다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는 전시관이 있고 26개의 수조에 130종의 물고기를 전시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바다생물종을 환경오염으로 잃지 않게 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몰타 국립수족관

이처럼 여행하다보면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긴 코로나의 터널에서 잠시 전혀 다른 환경에서 힐링의 시간을 갖고 돌아오니 다시 뭔가 하고 싶은 의욕도 생기는 것 같다. 어떤 지인은 나에게 말한다 길다면 긴 여행인데 왜 작은 몰타에서만 있었냐고 여러군데 다녀오지 그랬냐고..그러나 나는 아주 만족스럽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어디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을 듣고 떠나야 한다고, 떠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언제 어디를 누구랑 어떻게 여행을 하든지 각자의 목적 있는 여행이 스스로에게 행복함을 느끼게 한다면 그 여행은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와 목적으로 자신이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여행의 핵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