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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사진자료

[이 한 장의 사진] Y와 들개 가족

photo by 와플

 

Y와 들개가족을 우연히 머문 공터에서 만났습니다.

 “가까이 오면 물 수도 있어요!”
2주 전부터 시간을 두며 가족과 신뢰를 쌓은 Y의 짧은 외침덕에 저는 어미개의 경계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습니다. 낳은지 얼마되지 않은 새끼들을 둔 어미개는 겁을 주는 정도로 짖기만 했지 정말 무례한 사람이 아니고는 해코지할거 같지 않았습니다. 

수능을 치르고 육지로 떠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Y는 제주도를 시골이라 부릅니다. 이제 갓 성인이 된 그녀는 사람들이 제주도 하면 바람, 돌, 바다, 해녀등을 떠올린다지만 자신은 들개가 가장 먼저 떠오른대요. 강아지를 시작으로 짧은 시간동안 부쩍 많은 이야기를 나눈 뒤 아쉽게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다음날 Y는 누군가의 신고로 들개가족이 유기견센터에 잡혀 갔다고 전해주었습니다. 그중 한 마리는 다행히 다른분이 입양을 했다고요.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들의 목숨은 바람앞의 등불이나 다름없습니다. 

누구도 죽지않고, 함께사는 방법에 대한 물음은 제주도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에 이르렀습니다. ‘이기심’이라는 단어가 내내 머릿속에 맴돌다 저에게 왔습니다.
위 사진은 Y가 보내준 사진입니다. 애정이 가득 담긴 사진을 보며 잠깐의 행복감 뒤에 밀려온 미안한 마음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