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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칼럼]인권, 일터의 문을 열고 들어가라

다양한 곳에서 인권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학교, 사회복지기관, 공무원에서 이제는 일반 기업에까지 인권의 이야기가 스며들고 있다. 인권교육의 확대는 어느 소식보다 반가운 내용이다. 그런데 인권교육의 확장이 인권의 지평을 넓혀주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양적인 확대가 곧바로 인권의 깊이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권교육을 고민하는 사람으로 여러 생각의 줄기가 뻗어가고 있다.

 

특히 인권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참여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만나야 할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고민이다.

 

인권이 자신의 삶과 접속되는 지점을 찾아야 인권의 이야기가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사무실 안이 숨이 막혀 못살 것 같아’,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출근하면 영혼을 사물함에 꺼내 놓고 퇴근하면서 영혼을 다시 꺼내온다’. 대한민국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거나 들어봤을 만한 대사다. 어쩌면 일보다 그 회사의 공기 자체가 싫었던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인권교육 활동가들과 함께 찾아낸 주제가 ‘인권친화적인 조직만들기’다.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에서 나와 인권 사이에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살펴보며 인권과의 접점을 찾아보는 과정이다.

 
 

 

나는 한 국가와 지역의 시민이며 동시에 일하는 사람이고 공공사회서비스를 수행하는 인권옹호자이기도 하다. 시민으로서 권리와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권리가 보장될 때 보다 적극적인 인권옹호자의 책임을 다할 수 있게 된다.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나를 인권의 주체로 초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인권옹호자의 책임을 잘 수행하기 위해 인권친화적인 일터 환경과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인권의 간판을 내건다고 인권을 존중하는 운영이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조직의 일상적 활동 속에 인권정신이 반영되고 스며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체계적으로 방식을 익혀야 한다.

 

우리 조직은 사람을 존중하고 있는지, 어떤 차별이 있는지, 모든 구성원의 참여가 잘되고 있는지, 인권사안이 발생하면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부서나 절차가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회사 문 앞에서 멈춘 인권을 이제 문을 열고 한 발짝씩 들어가 보자.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719580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