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경기여성대회 "빛의 혁명을 완수하자"
상드(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지난 3월 13일 수원역에서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22회 경기여성대회가 열렸습니다.
온다 상임활동가는 다산인권센터의 활동가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많은 분들의 연설이 있었고 감동적인 세월호 합창단의 공연도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감동스러웠던 한 분의 연설문을 전달받아 올립니다.

[발언문]
반갑습니다. 경기여성연대에서 함께하고 있는 김은지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것도 참정권과 노동권을 위해 싸워온 전세계 수많은 여성들의 연대와 투쟁 덕분일 것입니다. 빵과 장미를 위한 오랜 역사를 기억하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26년 경기여성대회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자’는 구호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24년 12월부터 우리는 정치권에서, 언론에서 계속 여성여성여성을 호명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특히 광장에서 2030 여성이 빛의 혁명의 주역이었다면서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세대를 막론하고 여성들은 언제나 광장에 있었지 않습니까. 한밤중에 계엄을 저지하러 나온 시민의 얼굴로, 응원봉을 든 2030의 얼굴로도 있었지만, 촛불시위를 주도한 중고등학생의 얼굴로, 유아차를 끌고 거리에 나온 모습으로, 주먹밥 부대로, 비행기를 모는 독립운동가로, 또 의병장의 모습으로... 언제나 어디에나 여성이 있었습니다.
여성은 왜 아직도 발견되는 존재입니까? 정치적 주체로 나서는 여성을 그만 신기해하고, 광장에서 여성이 소수자들이 요구했던 세상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예산으로 구현해야 할 때입니다. 여성은 왜 언제까지고 놀라운 예외적인 존재여야합니까. 여성이 응원봉 말고 다른 것도 가지고 싶어하는 존재임을 세상이 자꾸 지우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도 응당 가져야 합니다.
내 이름의 통장도, 투표권도, 의사봉도 갖고 싶습니다. 내가 원할 때 아이를 갖고 원할 때 안전하게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원합니다. 여성 둘이서도 가정을 이루고 서로의 법적보호자가 될 수 있는 가족구성권을 원합니다. 같은 일을 한다면 같은 임금을 원합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가 아닌 안전한 집에서 살 권리를 원합니다. 선거 때마다 쏟아졌다 사라지는 여성 관련 공약들이 실제로 좀 이행되기를 원합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단 세 명의 여성 지자체장 말고 한 서른 명 원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청년으로서, 3년째 간절히 기다리는 소식이 있습니다. 옛 성병관리소와 보건소 건물을 보존한다는 공식발표입니다. 단지 아픈 과거사를 가진 곳이라 서가 아닙니다. 여성의 오늘과 미래가, 한국의 미래도 달려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성병관리소에 응축된 문제들이 많지요. 성적인 존재나 돌봄제공자로만 대상화된 여성들이 특정 산업이나 노동에 편중되는 것. 여성들이 저임금의 착취 구조 또는 인신매매 구조에 쉽게 놓이는 일. 어디에 살고 어디서 일할지 선택하지 못하는 것. 공권력으로부터 깨끗한 여자임을, 적격한 신분임을 증명하라고 요구받는 일, 그런 과정에서 여성이 다치거나 죽어나가도 달러나 외교문제가 늘 우선인 것. 클럽 사장이나 고용주의 협박에 삶이 묶이는 것. 국가가 여성의 몸을 이용하고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 그런 취급을 당해도 되는 여성과 아닌 여성을 국가가 나누는 것. 이 모든 것들 중에 대체 어떤 것이 과거사가 되었습니까. 전부 오늘도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때문에 국가유산청에, 성평등가족부에, 경기도에 요구합니다. 경기도에서 여성인권을 말하면서 기지촌의 역사를 회피할 수는 없습니다. 평화와 인권의 상징이 될 성병관리소와 보건소를 국가유산으로 속히 보존하십시오. 내년 경기여성대회에서는 오늘 수상자분들이 새롭게 조성된 공간으로 저희를 초대하는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길 바랍니다.
저는 여기 서서 정말 많은 분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늘 어디에나 있었던 정치적 주체, 여성들의 모습을 이렇게 똑똑히 확인하고 갑니다. 저마다의 의제로 투쟁하며 연대해온 경기지역활동가분들께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 경기여성대회를 22회까지 지켜온 여성활동가분들께 큰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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