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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인권교육 바람곶

[워크숍 후기]인권이 일터 안으로 들어가다.(조직진단 프로그램 워크숍)

인권이 일터 안으로 들어가다.

-조직진단 워크숍을 참여하고 나서 드는 고민에 대하여-

 

 

여름(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1월의 어느날 간만에 활동회원들이 모였다. 급하게 회원들이 모인 이유는 교육프로그램 워크숍을 시연하기 위함이었다. 온다의 활동회원만으로는 부족하여, 옆 사무실 다산 활동가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였다.

인권친화적인 조직에 대한 고민은 오래되었다. 인권교육을 하다보면 개인이 인권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직장/조직의 변화가 없이 인권을 실천한다는 것이 공염불 같기 때문이다. ‘권한이 없다, 말을 할 곳이 없다, 말을 해도 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관례이다라고 현실의 높은 벽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어린이의 인권이 어린이를 돌보는 부모, 교사 그리고 어린이가 속한 사회적 제도와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제자리인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가 속한 직장(조직)이 어떠한 가치를 주로 추구하고 있으며,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구성원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어떠한지는 그들이 누리는 인권의 크기를 쉽게 제한한다. 그래서 개인과 조직(회사)의 변화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민으로, 다양한 조직진단에 대한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보고 공부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활동회원 세훈의 진행으로 **노조에서 개발한 조직 진단 프로그램 워크숍을 함께 경험해 보았다. 참여자들은 60개의 설문 문항에 매우 아니다부터 매우 그렇다까지 5점 척도로 응답한다. 설문의 내용은 크게 나누어보면 조직의 운영과 체계, 관계와 갈등 등 조직의 분위기, 의사결정과 소통, 책임과 리더십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설문이 끝나면, 개인들은 자신의 점수를 구성개념별로 더한 후에 그 크기를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원모양으로 표시한다. 그리고 구성개념별 점수들이 개인마다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어떤 문항에서 차이가 나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조직의 변화를 위해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이야기해 본다. 여기에 참여한 활동회원들은 다양한 조직에 속해 있었지만, ‘정말 내가 속한 문제를 잘 보여준다라는 소감을 얘기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모여서, 이 설문항과 구성개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워크숍 당시에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의외의 질문들이 제기되었다.

이렇게 광범위한 조직진단을 과연 인권교육단체가 해야 하는가?’, ‘문항에서 묻고,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것이 개인의 헌신과 몰입을 과하게 요구하는 것 아닌가?’, ‘너무 경영적인 마인드가 아닌가?’에 대한 조금은 근본적인 문제제기였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개발한 조직의 상황을 고려한 설문과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옳다/그르다로 평가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 프로그램의 숙제라기 보다는 우리의 숙제이다. 조직이 잘 소통하는지, 배제되는 사람없이 운영하는지, 구성원들 사이에 협력과 상호지지하는지를 물어보는 것은 중요하다. 더불어 조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운영하는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조직의 목표를 위해 구성원이 협동해야 한다는 말 이전에 그 조직은 어떠한 가치와 목적을 지향하는지 우선 물어보고,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 교육프로그램 개발의 숙제이기도 하고, 인권교육이 그렇게 가고있는가 스스로 물어봐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